[기능성게임,신천지를 열다](3부)①교육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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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미국의 교육분야 기능성게임 활용 현황

 기능성게임 개발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두말할 것도 없이 ‘교육’이다. 사회적인 관심사가 온통 교육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교육열기가 높아지다 보니 사교육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성식 의원이 국세청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개인 입시학원 매출이 4조8000억원에 이르고, 학원 수는 약 4만3000개에 달했다. 2003년에 비해 각각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e러닝 시장도 매년 10% 이상 고속 성장하는 추세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정보화 백서 등에 따르면 국내 e러닝 시장은 지난 2004년 1조290 억원 규모에서 2005년 1조4500억원, 2006년 1조6000억원, 2007년에는 1조7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여기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개인교습 및 해외연수나 기업을 비롯한 각계 각층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훈련 시장까지 더하면 국내 교육시장의 규모는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교육분야에서 기능성게임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기존 교육 콘텐츠에 게임의 기능적 요소를 첨가해 차별화를 꾀할 경우 어느 정도의 부가가치 상승 효과가 나타날지는 불 보듯 뻔하다.

 ◇민·관에 부는 기능성게임 바람=정부에서도 최근 들어 멀티미디어 및 첨단 IT를 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교과부의 ‘디지털 교과서’ 사업은 단순한 텍스트 위주의 교과서에서 벗어나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와 첨단 IT를 접목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u러닝 콘텐츠로 만들어 각급 학교에 보급하겠다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기능 및 재미요소 등 온라인게임의 기능적인 측면도 가미된다. 바로 교육용 기능성게임이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디지털 교과서’를 이용한 시범학습을 실시 중이다. 또 이를 위한 플랫폼 개발 및 ‘디지털 영어교과서’ 개발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해온 기능성게임 개발사업도 상당 부분이 교육분야에 집중돼 있다. 학교폭력예방 게임인 ‘스타트론’, 어린이용 소방안전 게임인 ‘리틀 소방관’ 등 그동안 개발해 보급해온 기능성게임은 모두 교육용이었다. 지난해부터는 장애아동 수학능력 향상 게임을 개발 중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개발을 지원한 ‘멀티미디어 국악교육’ ‘한자마루’ 등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도 교육용 기능성게임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세중게임즈가 ‘브레인온’이라는 두뇌훈련게임 서비스로 인기를 모은 데 이어 최근 파인소프트는 온라인상에서 게임을 통해 영어 어휘·회화·독해·문법 등을 익힐 수 있는 ‘배틀ENG’를 출시했다. 또 엔씨소프트는 학습 만화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화천자문’ 개발권을 획득, 내년 말까지 기능성게임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학습효과 검증=지난 9월 수원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온라인게임을 이용한 영어수업이 시험학습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교실에 마련된 PC로 온라인게임을 즐겼다.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미션’을 풀어가며 집중력을 높였고, 서버 내의 외국인과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회화 능력도 높아졌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온라인게임을 이용한 시험학습을 마친 후 치른 중간고사에서 이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영어 성적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다. 게임을 교육에 활용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에 이 교육을 진행한 고등학교와 경영콘텐츠연구소는 오는 14일에는 경기도 교육청 장학관 및 게임업계 대표와 학생, 교사 등이 모인 가운데 ‘온라인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영어 수업 프로젝트’의 결과를 놓고 포럼 및 평가회를 열기로 했다.

 ◇과제도 많아=하지만 기능성게임을 교육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우선은 교육 현장의 요구와 사용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교육용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은 가정용으로의 보급이었다. 하지만 이를 공교육에까지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선택하고 실제로 교육에 활용하는 교사들의 요구와 공교육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기능성게임에 대한 평가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 교육 분야 기능성게임의 목적은 특정 지식을 전달하고 훈련시키는 등 교육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의 재미요소나 적용기술·그래픽·사운드 등은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조기능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기능성게임에서는 폭력성이나 사행성 등 게임의 재미를 위해 이용했던 요소들을 교육 현실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이는 곧 재미 요소도 선별적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새로운 기능성게임의 학습 방법론 모색을 필요로 한다.

◆해외는 어떻게 활용하나

 기능성게임이 교육에 활용되기 시작한 시기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2학년 수업에 적용한 ‘Avalon Hill game, Grand Strategy’라는 게임이 처음이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는 비디오게임기와 PC 보급이 늘면서 게임과 교육을 연결하려는 노력이 급속히 확산됐다. 가정과 학부모가 주요 타깃이었다.

 그러던 것이 인터넷의 확산과 VR·AR 등 기술의 진전에 힘입어 사이버교육이나 체감형 게임을 활용한 학습이 교육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에 이른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아동이나 청소년이 게임세대라 불릴 만큼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게임을 이용한 다양한 학습이 시도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비공식적인 교육은 물론이고 정규 교육에도 다수의 기능성게임이 도입돼 활용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표 참조> 교육에 게임을 접목시키기 위한 연구와 활용은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도쿄대학에서는 바바 아라키 교수를 대표로 하는 ‘온라인게임의 교육목적 이용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바바 아라키 교수팀은 고등학교 및 전문학교를 대상으로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활용한 시험교육을 수차례 진행하고, 이를 통한 효과 분석 및 학습 방법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오사카전기통신대학에서도 ‘닌텐도DS프로젝트’로 반년간에 걸쳐 대학에서 ‘영어삼매경’이라는 게임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인디애나 대학에서는 카트 스쿠와이어 교수를 중심으로 ‘Civilization Ⅲ’를 활용해 6주간 고등학교 시험학습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미국 톰슨 리서치센터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능성게임을 학습이나 훈련을 위한 정규적인 커리큘럼으로 편성하는 것에 95.24%가 찬성했고, 반대는 4.7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을 좋은 학습도구로 간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편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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