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펀드 수수료 조기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주가 폭락으로 펀드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데도 자산운용사는 고액의 수수료를 챙겨가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9일 “증시 급락으로 고통받는 펀드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은행 등 판매사들이 여전히 높은 판매 보수를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그간 높은 판매 수익을 거둔 판매사들은 상도의 차원에서라도 수수료 인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 금융기관 중심으로 펀드 보수·수수료를 내리도록 유도하겠다”며 “현재 주식형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당장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부는 서비스 차등화와 판매 채널 다양화 등의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수수료를 점차 내리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금융당국이 강경자세로 급변한 것은 원금이 반토막 난 펀드들이 속출하는데도 판매사와 운용사가 꼬박꼬박 높은 수수료를 떼가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이 증폭되는 현실을 고려한 대응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 대가로 운용사나 판매사 등에 내는 펀드수수료(보수)는 운용보수, 판매보수, 수탁보수, 일반사무관리보수로 구성되며 국내주식형펀드 평균은 순자산액 기준으로 연 1.99%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특별한 사후 서비스도 없이 매년 순자산액의 1.35%를 판매보수 등으로 매년 챙겨 200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6조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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