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업별로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글로벌 레퍼런스를 국내에 접목하더라도 실패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나라와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는 토종 IT서비스 기업의 존재는 꼭 필요합니다.”
신재철 LG CNS 사장(61)은 지난 1973년 한국IBM에 입사해 LG CNS 사장에 이르기까지 35년 가까이 국내 IT서비스 산업에 몸담고 이를 지켜본 산증인이다. 그런만큼 보람도 많고 아쉬움도 크다. 그는 2년 전에 당시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국내 IT서비스 업계의 숙원이었던 인력투입수(맨먼스) 대가 산정 방식을 기능점수(펑션포인트)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미래를 위한 산업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IT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신재철 사장은 “IT서비스는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왔으며 결국 그것은 기업과 국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패키지 SW는 IT서비스의 경험이 묻어난 결과물로 SW산업과 IT서비스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SW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IT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홀대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IBM 등은 IT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용 SW를 만들어내며 액센츄어나 EDS 역시 이를 제품화하지는 않았지만 상당부분 사업에 활용한다. 그는 “자동차는 오는 2010년께에는 윈도에 사용된 4000만라인(프로그램 단위)의 2.5배인 1억라인, A380 항공기에는 10억라인이 필요할 만큼 전통산업의 경쟁력이 SW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에도 가장 효과가 큰 산업 가운데 하나가 IT서비스”라고 덧붙였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해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제3자 평가를 하면 LG CNS의 고객 평가는 글로벌 IT서비스 기업과 비교해서도 매우 긍정적”이라며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 부분에서 국내 톱 IT서비스 기업들의 수준은 세계적인 IT서비스 기업과 비교해 뒤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수출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30년 넘게 업력이 쌓인 IT서비스가 수출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먼저 IT서비스 기업들이 반성해야 한다”면서 “맨먼스 대가방식, 원격지 개발 금지, 지식재산권 발주자 귀속, 과업범위 수시변경 등 국내 환경이 해외 상황과 달라 수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었던 측면도 정부가 알아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도 고민할 부분이 따끔한 충고를 했다. 50대 그룹에서 43개 IT자회사가 있는 현재 산업 구조에 대해서 그는 “IT서비스 기업들이 그룹 물량만을 수행할지, 외부 물량까지 진행할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IT서비스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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