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 D램 업체인 파워칩세미컨덕터가 내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23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프랭크 황 파워칩세미컨덕터 회장은 “내년에는 설비를 증설하지 않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파워칩은 올 3분기 150억대만달러의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손실이 104억대만달러에 달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2%가 줄었고, 영업적자는 전분기 71억대만달러보다 확대되면서 7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보다 현물가격이 급락한 가운데 현물시장 비중이 높은 파워칩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파워칩은 이에 내년 설비투자금으로 100억 대만달러를 책정했다. 파워칩은 올 초 345억대만달러를 쓰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3분기 말 현재 200억대만달러로 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568억, 2007년 634억대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프랭크 황 회장은 “D램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3분기에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세계 금융 위기 여파로 D램 가격이 폭락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파워칩의 이 같은 투자 감축이 생존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자금 조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황 회장은 “파워칩은 현재 176억대만달러를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위기설을 일축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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