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이젠 1차산업이 아니라 고부가 정보산업입니다.”
IT산업 1세대로 50억원의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연매출 3조원에 순이익 2000억원대의 대형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재욱 전 노키아TMC 회장. 이런 그가 IT와 전혀 다른 농업 현장에서 또 한번의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첨단 농법 전도사로 인생 2모작에 나선 이 전회장은 “농업을 기존 관점이 아닌, 정보산업 관점에서 접근하면 전혀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라며 “IT기술과 정밀가공 기술을 농업에 추가하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정보산업 노하우를 활용하면 농업도 높은 매출을 올리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한광학, 대한전선 등을 거쳐 지난 1986년에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TMC 대표로 취임했다. 이후 그는 노키아TMC를 18년동안 연평균 성장율 30% 이상을 기록하며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노키아TMC는 이 전회장이 회사를 이끌던 시절인 1998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HP, 한국소니전자 등을 제치고 국내 외국계 기업 매출액 1위를 고수했다. 지난 2003년에는 종업원 1인당 생산액 42억원이라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초유의 신화를 만들었다. 이런 점들로 인해 이 전회장은 수많은 CEO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돼 왔다.
이 전회장은 “농업에도 IT산업과 같이 많은 정보를 갖고 중장기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고급 두뇌가 필요하다”며 “특히 기존 농법에 IT 노하우를 적용하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농산물의 정확한 소비량을 예측하고 해외시장에 관한 정보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전회장은 농업에 정보기술을 적용, 기존 농사 비용을 10분의 1수준까지 낮춘 ‘지장(地藏)농법’을 개발했다. 미생물과 천적을 이용해 자연상태에서 벼를 기르는 지장농법은 농약,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땅심을 살려 친환경쌀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농법은 노동력 사용을 최대한 억제해 원가를 기존 농법의 10∼20%로 확 줄이면서 수확량은 기존농법의 80% 전후까지 보장된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오는 25일 지장농법을 실험해온 고성군 거류면 은월리 이민마을 현장에서 농법 설명회와 이 논에서 생산한 쌀로 만든 국수, 냉면, 자장면 등 면류 시식행사를 연다.
그러나 새롭게 개발한 영농기법들을 확산시키고 발전시킬 젊은 인재가 없다는 것이 이 전회장의 가장 큰 고민이다. 그는 “공산품 수출이 아무리 급성장한다 하더라도 농촌의 안정 없이는 선진국 문턱을 넘어 설 수 없다”며 “젊은이들이 농촌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농민에 대해 공교육비와 의료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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