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을 둘러보던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과 권오현 반도체총괄 사장의 발길은 페어차일드코리아 부스에 멈췄다. 전시 담당자는 윤 고문과 권 사장에게 이것저것 설명했다. 윤 고문이 갑자기 현 매출을 물었다. 7000억원이라는 답변이 되돌아왔다. 윤 고문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곧바로 옆에 있는 권 사장에게 부천공장과 전력용반도체 사업 매각 전 매출이 얼마였냐고 물었다. 4000억∼5000억원이었다는 권 사장의 말에 윤 고문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다른 부스를 향했다.
페어차일드가 보유한 부천 반도체 공장은 10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소유였다. 삼성은 당시 IMF한파로 인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사업과 공장을 매각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출신인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매각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어차일드는 삼성전자로부터 부천 공장과 전력용반도체사업을 인수하자마자 흑자를 내는 등 줄곧 성공 가도를 달렸다. 삼성전자는 노후한 공장과 당시엔 사양길을 걷는다고 봤던 사업을 매각한 것이지만 이후 비메모리 사업 확대에 필요한 인력까지 잃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이 막대했다.
윤 고문은 전시장의 다이요 요덴이나 미쓰비시전기 등 다른 외국업체의 부스에선 질문도 없었다. 윤 고문이 유독 페어차일드 부스에 보인 관심과 놀라운 표정 속엔 10년 전 공장과 사업 매각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설성인기자 si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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