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50년, 새로운 50년](36)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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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올림픽, 통신 인프라를 세계에 알리다.

 

 88 서울올림픽으로 전자산업은 또 다른 도약을 맞이한다. 전 세계의 눈이 서울의 IT 인프라에 집중됐다. 올림픽 경기를 송신하기 위해 전산망, 통신 인프라를 확충하는 계기가 됐다. 체계적인 경기 진행, 선수단 지원을 위해 내부적인 통신망 정비도 필요했다.

 1988년 9월 17일부터 16일간 펼쳐진 축제에는 세계 160개국 선수 9000여명이 참가했다. 서울 올림픽은 경기운영, 안전, 기술면에서도 어느 대회보다 훌륭한 대회로 평가받았다. 금메달 12개를 따내 소련·동독·미국에 이어 종합순위 4위를 차지한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경기운영시스템, 종합정보망서비스, 대회 관련 지원시스템 등 전산화를 통해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생생한 경기장면을 세계 각국에 신속하고 완벽하게 생중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국내 통신기술 수준을 세계적으로 과시한 서울 올림픽은 ‘전자올림픽’으로 자리 매김했다.

 ◇조직을 정비하라=체신부는 제24회 서울올림픽의 효율적인 통신지원을 위해 1986년 2월 체신부 장관을 지원 위원장으로, 체신부 차관을 전산운영협의회 의장으로 올림픽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아울러 산하에 지원 실무위원회(위원장 체신부 기획관리실장)를 두고 그 산하조직으로 86·88대회 통신지원상황실을 설치했다. 이들은 체육부·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SLOOC) 등 대외기관과의 업무 협조 및 통신·전산업부 전반에 걸친 지원업무를 수행했다.

 한국통신은 아시안게임 및 서울올림픽 통신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982년 5월 올림픽통신실무반을 편성하고 반장 밑에 종합계획담당·선수촌 및 경기장 담당·보도통신담당 등을 두고 대회를 준비했다. 1984년 11월에는 기존 대회준비조직을 올림픽통신지원본부로 개편해 조직을 보강했다. 지원본부는 올림픽 통신지원계획 종합 관리, 통신시설 설비 및 건설계획 종합 조정, 통신수요 종합 관리, 서비스계획·전화번호부 발행·임시취급소 및 안내센터 설치에 관한 사항 등을 담당했다.

 대회전산시스템은 경기운영시스템(GIONS), 종합정보망서비스(WINS), 대회관련 지원시스템(SUPPORT)으로 구분됐다. GIONS는 한국과학기술원과 시스템공학센터, WINS는 한국데이타통신, SUPPORT는 쌍용컴퓨터와 한국전산이 각각 담당했다. 전체적인 시스템 개발 및 운용은 한국과학기술원이 담당했다. 체신부는 통신·전산실무대책소위원회를 통해 대회 전산운용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정부의 지원 역할을 담당했다.

 ◇눈부신 성과=올림픽이 요구하는 통신과 전산기능은 명확했다. 대회 기간 중 국제통신망의 중심점으로 짧은 기간 내에 생산되는 방대한 정보량을 원활히 처리하는 것이다. 1984년 LA 올림픽은 첨단과학 올림픽이란 평가를 받았다.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시설과 운영이 비약적인 경기기록 수립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올림픽도 이에 못지않은 평가를 받았다.

 완벽한 통신운영으로 서울올림픽은 세계의 축제가 됐다. 대회를 전후한 1개월여 짧은 기간 동안 폭주하는 올림픽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진행과 대회운영을 위해 2만여 회선의 통신회선이 공급돼 모든 경기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올림픽 진행상황과 경기 결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전 세계에 바로 전달하기 위해 텔레비전·라디오·신문과 잡지의 기사송고에 필요한 방송보도용으로 1만4000여 회선을 공급했다. 아울러 경기에 참가한 선수와 임원·관람객들이 불편 없이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4000여 회선의 공중용 통신을 운용했다.

 방송중계 시설도 대회 사상 최대였다. 모든 경기 내용을 세계 각국에 생생하게 중계할 수 있도록 2673회선(TV 208회선·음성방송 2465회선)을 공급했다. 직접 경기장에 가지 않고 경기장의 경기상황을 모니터할 수 있는 CATV모니터 IOC호텔·올림픽회관·경기장·행사장·중계석 등에 모두 2650대를 설치했고, 30개 경기장에 1175조의 방송중계석을 설치해 방송중계 편의를 도모했다.

 대회 통신운영 중 가장 중요한 국제 TV회선은 대회사상 최대 규모인 27회선을 확보했다. 방송중계 시간은 9200시간, LA 올림픽의 3배로 사상 최장이었다. 세계 50억 인구가 서울올림픽 실황을 안방에서 생생하게 시청할 수 있었다.

 올림픽은 우리의 통신기술이 세계 선진국 수준임을 입증했다. 국제적으로 위상을 높인 우리나라 통신사업자는 선진 통신사업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다음 올림픽대회 개최국인 스페인·프랑스·중국 등으로부터 통신운영 기술 협력을 요청받았다.

 ◆아시안게임 이모저모

 30억 아시아인의 대제전인 제10회 아시안 게임이 1986년 서울에서 막이 올랐다. 아시안게임은 88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관건이라는 인식 아래 전산망·통신망 정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아시안게임의 전산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선수등록과 경기진행을 위한 경기운영시스템(GIONS), 각종 경기정보 제공 및 전자 우편기능을 가진 종합정보망시스템(INS), 입장권·숙박·수송관리 등을 처리하는 대회관리지원시스템이다. 특히 INS는 다른 기종 간의 호환이 완벽하게 이뤄져 고장 없이 운용됐다. LA올림픽은 미국 안에서만 정보서비스를 제공했지만 86아시안 게임은 공중정보통신망을 통해 세계 52개국에서 서울과 같은 시간에 필요한 정보를 다룰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안 게임에서는 국내 첫선을 보인 전산기기도 많았다. 카드식 공중 전화기, 컬러 사진 전송기 등이 그것이다.

 ◇카드식 공중 전화기 탄생=아시안게임에서 카드식 공중 전화기가 첫선을 보였다. 주화용 공중 전화기 대신에 카드 공중 전화기가 각 경기장·선수촌·공항·호텔 등에 모두 161대 설치됐다. 카드의 종류는 5000원권·1만원권 두 종류였다. 단 112(범죄신고), 113(간첩신고), 119(화재신고) 등 3개의 긴급통화는 카드를 넣지 않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대회기간 중 카드 6000여장이 판매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램프부착 자동식 전화기=송수화기에 램프가 부착돼 있어 전화가 걸려왔을 때, 전화벨 대신 램프에 불이 들어와 점멸되도록 만든 장치로서 역도·사격·방송해설자 좌석 등 소음이 나서는 안 되는 장소에 설치해 경기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필요할 때는 벨장치로 전환시킬 수 있는 램프부착 자동식전화기는 대회기간 중 3466대가 설치됐다.

 ◇컬러사진전송기(PIX)=현장감을 살리려는 보도진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메인 프레스센터에 3대의 컬러사진전송기를 설치했다. 이 장비는 별도 전용회선이 아닌 공중통신망(일반 전화회선)을 그대로 사용했다. 흑백사진은 한 번만 전송하면 됐다. 반면에 컬러 사진은 삼원색을 색 신호별로 나눠 세 번 전송해야 했다. 사진을 받는 이는 3장의 사진을 인쇄 과정에서 합성해 컬러사진을 받아볼 수 있다.

 ◇창구통화장치=창구통화장치는 아시안게임 통신이용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높였다. 창구통화장치는 소형 컴퓨터와 프린터를 내장한 요금 산정 기기다. 경기장 및 유관기관에 설치된 임시 전신 전화 취급소에서 시외전화 또는 국제전화를 할 때 창구통화장치를 접속시키면 통화내역이 기록되면서 통화요금이 표시되고 통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요금영수증이 발급돼 이용자가 받아볼 수 있다. 전화사용 연·월·일·시·분·초까지 알 수 있어 전화 사용시간 및 요금에 대한 이의가 전혀 없었기에 통신 이용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모두 66대가 설치된 창구통화 장치는 대회 동안 1만6049건의 사용 실적을 올렸다.

 ◇성화봉송 통신지원=1986년 7월 12일부터 9월 20일까지 실시된 성화 봉송에는 제1코스(화합의 길) 1078.3㎞, 제2코스(전진의 길) 1071.1㎞, 제3코스(번영의 길) 1067.3㎞의 성화봉송 실황을 중계하기 위해 264명의 인원, 차량 88대, VHF O/W 84대 등을 투입해 봉송 중 단 한 건의 고장없이 성화봉송과 관련된 통화를 344회, 통화시간 15시간에 걸쳐 완벽하게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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