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가 침몰해가는 국내 주식시장을 안정시키는 구세주 역할에 성공했지만 반짝 안정에 그칠 것이란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이 우세하다.
9일 한국은행은 전일 세계 주요 국가가 일제히 금리를 올리는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시장의 전망을 뒤엎는 0.25%의 금리인하를 전격 발표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장중 반짝 상승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보합세를 기록해 그간 침체를 벗어나는 행보를 보였다. 전일 미국과 유럽증시가 금리인하 발표에도 하락세를 지속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보합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시장의 반응에서 보여주듯 국내 증시의 장기 안정세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지수가 하락세를 벗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증시가 금리인하에도 불확실한 반응을 보였듯 문제의 핵심인 유동성 공급 확대가 아니란 점에서 단기적인 상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구제금융 법안의 하원 통과에도 글로벌 증시가 폭락세로 이어졌듯 사후 조치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공조가 시도된 점은 긍정적이고 향후 추가적인 조치가 이어질 경우 증시 흐름이 상승 안정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즉 9·11 테러 직후에도 첫번째 금리 인하 시점에선 글로벌 증시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지만, 연이은 금리인하가 결국 주식시장의 바닥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만큼 지금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포함한 유동성 공급 확대가 이어지면 증시에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전 세계 주요 국가가 공조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합리적 조치였다”며 “다만 이러한 공조가 단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9·11 이후 취했던 조치처럼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포함한 유동성 공급확대로 이어져야 주식시장의 바닥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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