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수많은 요인 중에는 CF 모델, 제품의 질, 경제성장 기여 등 다양한 측면이 있지만 지난 20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 요인으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사회공헌 부서를 두고 전사적으로 활동을 펼치기도 하고 지속적인 기부도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움직임을 한 단계 넘어선 ‘사회적 기업’도 생겨났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이윤 창출보다는 사회적 목표에 무게를 두는 ‘사회적 기업’을 보는 관심도 점차 증대되고 있는 것이지요. 기업의 절대 목표인 이윤추구가 기업을 잘 운영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회적 기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Q.사회적 기업은 무엇인가요?
A.먼저, 사회적 기업이라는 용어의 탄생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용어는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시절 환경보호국 부국장을 지낸 빌 드레이튼이 처음 제시했습니다. 전 세계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아소카재단’을 설립하기도 한 드레이튼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를 ‘사람에게 고기를 잡아 주거나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고기 잡는 산업을 바꾸기 위해 매진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이처럼 사회적 기업은 이윤창출에 신경을 쓰는 기업의 형태를 띠지만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복지와 서비스 제공을 기업 운영의 목적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혹자는 사회적 기업이 시민단체나 NGO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사회적 기업은 근로자를 고용해 재화와 서비스를 직접 생산 및 판매한다는 점에서 일반 영리기업과 같습니다. 다만, 영리를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 쓴다는 점에서는 비영리 조직에 닿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사회적 기업이 왜 필요한가요?
A.기업의 사회공헌, 정부의 복지가 책임질 수 없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건강한 사회 계층으로 바꾸기 위해 사회적 기업은 필요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5월 사회적 기업을 ‘돈도 벌고 세상도 구하는 비즈니스’라고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학자들은 기업의 사회 공헌이 필요한 이유를 “기업의 연원 자체가 사회 구성에서 왔기 때문에 기업의 필수적인 책임”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윤추구가 최대 목적인 일반 기업에 과도한 사회적 책무를 부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문제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시장에서 자연스레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복지제도를 펴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부의 무조건적인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사회취약계층이 생산과 소비를 담당하는 사회계층으로 올라 설 수 있도록 돕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거지요. 이런 가운데 기업과 시민단체 등의 사이에서 완충적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입니다.
Q.우리나라에는 사회적 기업이 있나요?
A.우리나라에도 사회적 기업이 있습니다. 정부 인증을 받은 기업만 108군데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에 사회적 기업이 생기게 된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취약계층이 거리로 내몰리게 되면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데 있습니다. 영국 등 유럽이 1980년대부터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졌던 것에 비해 늦은 것이지요. 초기에는 민간 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의 사회적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사회적 일자리는 일자리 영역의 제한성과 예산 등의 문제로 한계에 부딪혔고 정부를 대신할 수 있으면서 산업적으로 기여할 만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최근 점차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도 지난해 사회적 기업 운영자에게는 세제 혜택 등을 주는 등의 내용을 담은 관련법을 제정했습니다. 국내에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생활보호대상자 등 사회 취약계층을 고용하면 인건비와 의료보험·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또 일정 한도에서 기업 운영에 필요한 시설비와 운영비를 상환기간 5년에 연리 2%의 장기저리로 빌리는 게 가능합니다.
Q.다른 나라의 사회적 기업은 어떤가요?
A.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야 사회적 기업이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유럽 각국과 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사회적 기업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이민자·장애인·실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이, 미국에서는 노숙자·알코올 중독자·전과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기업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사회적 기업을 벤치마킹한 나라인 영국에서는 5만5000개 정도의 사회적 기업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영국의 사회적 기업 연간 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등장 초기 사회적 취약 계층에 자선을 베푸는 형태를 취하며 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취했던 기업들이 최근에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수익을 올리면서 사회적 기업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기존 사회 구성 섹터로 정부가 제1섹터, 민간기업이 제2섹터, 시민단체가 제3섹터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사회적 기업’을 제4섹터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확고한 사회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신문보내기 캠페인 참여업체- 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코딧·이사장 안택수)은 신용보증으로 중소기업의 금융을 원활히 하고 신용정보의 효율적인 관리 운용을 통해 건전한 신용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지난 1971년 만들어졌다.
△신용보증, 경영지도, 신용보험, 산업기반신용보증 등 중소기업지원 △신용 창출을 통한 국가 경제의 선순환구조 유도 △경제위기 극복 기여를 통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 수행 등이 신용보증기금의 주요 기치다.
설립 이래 경제여건과 정부정책에 부응하는 보증운용으로써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 왔다. 특히 IMF와 같은 위기 때마다 각종 특별보증 지원 등을 통해 국민경제 안전판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한다.
이제는 중소기업 육성 역할도 크다. 거래소 상장기업의 40% 이상, 코스닥 등록기업 60% 이상이 신용보증을 이용하고 있다. 외부적으로도 세계 최고수준의 중소기업 종합지원기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중소기업의 어려운 대외환경을 고려,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지원 확대 계획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우선 보증총량 규모를 당초 28조원에서 29조원으로 늘렸다. 창업기업에 대한 보증지원도 5조원에서 7조원으로 늘려 혁신형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순욱기자 choisw@
◆ 관련도서
◇달라지는 세계/데이비드 번스타인 지음, 박금자 외 역, 지식공작소
‘사회적 기업가들과 새로운 사상의 힘’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세계 각지에서 활약하는 사회적 기업가들을 다뤘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용어를 만든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시절 환경보고국 부국장을 지낸 빌 드레이튼, 브라질 농촌에 전기를 공급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파비오 변호사, 컨설팅 기업 매킨지를 파트너로 삼아 의료개혁 사업을 벌이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의사 베라 코르데이루 같은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회적 기업가가 갖춰야 하는 여섯 가지 자질로 △자기 교정 의지 △업적 공유 의지 △기존 틀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의지 △영역을 넘나들고자 하는 의지 △조용히 일하고자 하는 의지 △굳건한 도덕성을 들었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정선희 지음, 다우출판사
미국 남캘리포니아대에서 사회사업학을 전공하고 현재 사회적 기업지원네트워크(세스넷)에서 일하고 있는 정선희 상임이사가 2005년 펴낸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척박한 국내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남은 국내 사회적 기업 12곳을 소개한다. 두부제조업체 ‘짜로 사랑’이나 결식아동 도시락 제조업체 ‘사랑의 손맛’, 음식물 재활용 업체 ‘삶과 환경’ 등이 그것. 저자는 국내 사회적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실패와 좌절, 작지만 값진 성공을 통해 점차 단련되고 성장해가고 있으며 ‘한국식 사회적 기업’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들이 보다 튼튼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폭넓고 깊이 있는 관심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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