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야 놀자](10)황금주파수②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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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메가헤르츠(㎒) 대 1.8기가헤르츠(㎓)=1 대 0.7’

 이동통신용 전파 특성에 따른 망 투자비율의 차이다. 전파는 나아가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전력밀도(수신 전력 세기)가 줄어들고, 건물 등 장애물이 있는 공간에서 밀도가 더욱 빠르게 줄어들기 때문에 일정 거리를 넘어서면 수신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수신할 수 있는 거리가 ‘통신 가능 구역(coverage area)’인데, 주파수 800㎒대역이 상대적으로 멀리 나아가고 회절성이 좋아 1.8㎓보다 ‘커버리지’가 넓다는 것.

 김형곤 LG텔레콤 상무(정책개발담당)는 이 같은 특성으로 말미암아 “800㎒대역이 1.8㎓보다 1.7배 투자 효율이 좋다”고 주장했다.

 김연학 KTF 전무(전략기획부문장)도 “800㎒대비 1.8㎓에 소요되는 기지국 수 비율이 2.02배(영국 오프콤 추산), 2.15배(서울대), 1.65배(한국전자통신연구원)나 된다”고 설명했다.

 2세대 이동전화를 기준으로 하는 투자비(2005년 3월 기준)도 800㎒에는 2조8837억원, 1.8㎓에는 3조8781억원으로 9944억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게 KTF 측 주장이다. LG텔레콤 측도 지난해 11월 주파수 품질을 조사했더니 “어디서나 잘 통한다”는 소비자 응답비율이 △SK텔레콤(800㎒) 76.7% △LG텔레콤(1.8㎓) 61.9%로 나왔다는 자료를 내보였다.

 주파수 대역에 따라 이동전화서비스 품질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이 같은 분석과 주장은 800㎒ ‘회수·재배치’와 ‘공동이용(로밍)’ 요구로 연결됐다. 그것도 ‘당장’ 재배치하거나 함께 쓰게 해달라는 게 KTF와 LG텔레콤의 주장이다.

 이형희 SK텔레콤 기업관계(CR)전략실장은 “(1.8㎓를 쓰는 기업들이) 주파수 특성에 따른 투자비 과다로 경쟁력이 약하다고 주장하는데, 초기 투자비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이미 전파사용료, 접속료 차등 규제를 통해 보상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실제 투자규모에도 수치상 왜곡이 존재하는데, 지난 2000년∼2007년 사이 SK텔레콤은 13조2000억원을 설비에 투자했지만 KTF가 8조5000억원, LG텔레콤이 3조1000억원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 “전파사용료 차등 납부와 정책적 배려(접속료 차등적용)에 힘입어 지난 2002년∼2007년 KTF와 LG텔레콤의 차등 수혜금액이 1조3000억원에 육박했다”고 덧붙였다.

 이동전화를 쓰는 우리나라 국민 4514만명(2008년 8월 기준) 가운데 절반을 넘는 2281만명이 SK텔레콤 고객이다 보니 ‘800㎒ 나눠쓰기’는 늘 뜨거운 감자다. 때문에 △800㎒대역에서 일정 폭을 회수해 후발·신규 사업자에게 우선 배치하겠다는 방통위 방침 △일정 폭을 내놓되 다시 회수하거나 그 대가로 3세대 및 4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려는 SK텔레콤 행보를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뜨거워진다.

  이은용기자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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