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넷북으로 진화한다] (중) 시장 주도권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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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북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물밑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경쟁 양상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외산 대 토종’ ‘서비스 대 가격’ 경쟁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초기 넷북 시장을 연 것은 ‘세계 노트북 공장’으로 불리는 대만에 기반을 둔 업체였다. 1호 주인공은 ‘아수스코리아’였다. 지난 2월 아수스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저가 모델 ‘EeePC’을 국내에 출시하며 넷북 시장을 열었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대 이상이 팔려나갔다는 EeePC는 40만원대의 매력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 잡았다.

 이어 대만 MSI가 ‘윈드’로 ‘넷북 열풍’에 불을 지폈다. 10인치형으로 첫 선을 보인 윈드는 지난 6월 예약 판매 실시 이후 1주일만에 무려 1000대가 팔려 나갔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세계 PC 1위 업체인 델코리아도 경쟁에 가세했다.

 승승장구하던 외산업체에 제동을 건 것은 토종업체였다. 글로벌기업 ‘강공’에 주춤하던 국내업체도 8월을 기점으로 제품을 앞다퉈 출시했다. 삼보가 지난 8월 10.2인치 넷북 ‘에버라텍 버디’를 내놨다.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달 일주일 간격을 두고 ‘센스 NC10’과 ‘엑스노트 MINi’을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은 자체 개발 제품이었고 LG와 삼보는 대만 MSI에서 외주 형태로 개발 의뢰한 모델이었다.

 토종업체가 뛰어들면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 온 외산기업은 바짝 긴장하는 형국이다. 외산업체의 ‘아킬레스건’인 서비스와 브랜드를 앞세워 이들 업체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국 단위의 서비스 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춘 국내기업이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서비스·브랜드에서 밀리는 외산업체는 결국 가격과 라인업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사양이 낮은 넷북은 사실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기능에서 큰 차별성을 찾지 못하면 결국 가격과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라인업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는 게 외산업체의 전략이다.

 아수스는 7인치 제품에 이어 사양을 높인 8.9·10인치를 연이어 출시했다. 지난달에도 10.2인치 프리미엄 넷북 ‘N10’을 출시했다. N10은 1.6㎓ 아톰 프로세서에 250Gb 하드디스크, 2Gb 램, 엔비디아 외장 그래픽카드를 지원해 다른 제품과 달리 3D 게임과 고성능 작업이 가능하다.

 가격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 중에서는 아수스와 델 제품이 40만원대로 비교적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그러나 조만간 ‘40만원대’ 고지가 무너질 전망이다. 용산에서 PC 유통을 겸하며 직접 대만에 주문해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일부 업체가 초저가 넷북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용산의 한 업체 관계자는 “이달 중순께 8.9인치 넷북을 39만9000원에 출시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10인치 제품은 경쟁이 최고조에 달해 상대적으로 틈새 시장인 8.9인치를 선택했다”라며 “30만원대 초저가 제품이 나오면 다시 한번 넷북 시장을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후지쯔·도시바·소니 등도 프리미엄급 라인업을 중심으로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이어서 ‘넷북 춘추전국 시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차윤주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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