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대폭락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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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초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곧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정부 차원의 대응책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초반 급락에서 빠르게 회복됐다. 30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금융상황점검회의가 열렸다.

미국발 초대형 악재로 장 초반 78포인트까지 빠졌던 주가(코스피지수)가 50포인트 이상 회복한 채로 마감됐다.

미국 하원의 구제금융법안 부결이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과 함께 △이번 주 후반 수정안 통과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 여기에 △우리 정부의 발빠른 대응이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원에서의 부결이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권 문제를 세금(공적자금)으로 해결하겠다는 움직임에 일단 정치권이 제동을 걸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주 후반 수정안에 대해서는 피치 못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일단은 의원들이 국민에게 쉽게 통과시키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주 후반 정도에는 통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소 경제연구본부 연구위원도 “여론의 구제금융법안에 반대여론이 높아 반대표를 많이 들었지만 수정안마저 부결되면 다시 패닉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10여표차로 부결된 것이기 때문에 월가의 도덕적 해이 논란을 잠재우는 형태로 수정을 한다면 통과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하원 표결은 찬성 205표, 반대 228표로 가결(과반수 217표)에서 12표 부족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책도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목소리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아침 주식 공매도 금지, 일일 자사주 매입한도 10% 확대 등 특별조치를 내놓았다. 주식 공매도는 이달부터 전면 금지됐으며, 시한은 정하지 않았다. 증시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이달 24일 20영업일 간 공매도 금액이 코스피시장에서 총 거래액 대비 5%(코스닥시장은 3%)를 초과한 종목에 대해 10영업일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보다 크게 앞선 것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시장 안정을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금융시장 위기의 잠재적 전파 경로를 파악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위기가 전파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등 외부 충격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부는 또 미국 달러 유동성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까지 최소 100억달러 이상의 외평기금을 활용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잇따라 열린 정부 차원의 긴급 회의도 시장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직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구제금융안 부결에 따른 영향과 대응책 논의를 위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관련 장관들이 참석하는 긴급 금융상황점검회의가 열렸으며, 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와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한 긴급 차관급 회의도 청와대에서 개최됐다.

김준배·이형수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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