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는 빛처럼 직진하다가 산이나 건물을 만났을 때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투과하거나 휜다. 또 일부는 산이나 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곳(뒤쪽)에까지 에돌아 닿는다. 장애물을 끼고 ‘회절(回折)’하는 것이다. 전파가 회절하지 않는다면 이동전화를 구현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모든 산이나 건물의 전후좌우에 전파 중계시설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전파는 진동횟수(주파수)가 낮을수록 회절성이 강해 이동전화 서비스에 유리하다. 따라서 1기가헤르츠(㎓) 이하 저주파인 700, 800, 900메가헤르츠(㎒)를 ‘황금주파수’로 부른다. 그 황금주파수를 지금 누가 쓰고, 앞으로 누가 쓰게 될지 3회에 걸쳐 가늠해본다.
‘700㎒ 대역(698∼806㎒) 108㎒를 모두 비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세운 700㎒ 대역(폭) 회수·재배치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용 ‘채널’ 재배치 계획이다.
현재 아날로그·디지털 TV 방송용으로 섞어 쓰는 채널인 14∼60번(470∼752㎒)과 임시 디지털 TV 방송용 채널인 61∼69번(752∼806㎒) 가운데 ‘52∼69번(698∼806㎒)’을 비워 이동통신 등에 쓰겠다는 것. 따라서 오는 2012년 12월 31일 이전에 아날로그 TV 방송용 전파 송출을 중단한 뒤 모든 디지털 TV용 채널은 14∼51번(470∼698㎒)에 배치될 전망이다.
이렇게 만들어낼 700㎒ 대역 108㎒에 국내 방송통신계 시선이 모여든다. 특히 방통위가 주파수 경매제를 도입할 요량이어서 ‘가격’에 관심이 집중된다. 얼마에 어느 정도(폭)를 확보하고, 얼마나 벌어들일 수 있을지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견주어 볼 사례는 미국이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1월 24일부터 700㎒ 대역(698∼806㎒) 가운데 공공용으로 쓰기 위한 24㎒를 뺀 84㎒의 경매를 시작해 3월 18일 마무리했다.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하면서 생겨난 대역을 통신용으로 전환(재배치)한 것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의 700㎒ 경매는 큰 성공을 거뒀다. AT&T, 버라이즌와이어리스 등 이동통신사업자는 물론 구글, 에코스타커뮤니케이션, 케이블비전시스템스, 퀄컴 등이 꽃을 본 벌처럼 달려들었던 것. 그 결과, 최저 낙찰가의 2배를 넘어서는 191억2000만달러에 700㎒ 대역 84㎒의 주인(사업면허)이 결정됐다.
오는 2012년 12월 31일 ‘이전’으로 다가온 우리나라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700㎒ 대역(108㎒)에 누가 새롭게 둥지를 틀지 점점 흥미를 더한다. 이은용기자 eylee@
◇공동기획=방송통신위원회·한국전파진흥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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