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미국과 유럽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외국인 취업 비자(일명 ‘그린 비자’)를 본 뜬 ‘블루카드’ 제도를 도입키로 사실상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EU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27개 회원국 법무·내무 담당 장관회의를 갖고 오는 2011년 블루카드 제도 실시를 골자로 한 이민 및 난민수용 지침 제정에 합의했다. 이들 국가는 블루카드 제도 도입을 내달 정상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EU 지역은 미국, 호주, 캐나다 등에 비해 외국인 취업 비자 발급이 까다로워 고급 노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EU 위원회에 따르면 EU 전체 고용 인구의 1.72%만이 해외 인력이다. 미국 3.2%, 캐나다 7%, 호주 9.9%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EU 측은 이번에 외국인 노동시장 진입 문턱을 크게 낮춰 우수 인력을 유입해 유럽 지역 경제 발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EU의 노동시장 개방으로 첨단 기술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루카드 발급 조건은 신청자가 해당 국가의 1.5배 이상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고급 인력이어야 한다.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일부 직종에 한해서는 신청국 내 평균 급여의 1.2배 이상만 충족해도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블루카드의 혜택은 크게 4가지다. 비자 발급이 빠르며, 각종 공공 주택을 얻는 데 유리하다. 또 장기간 체류할 수 있는 지위를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저숙련 근로자에 대한 취업허가와 달리 곧바로 가족을 초청할 수 있다.
블루카드 소지자는 다른 EU 회원국으로 일자리를 옮겨다니기도 편하다. 블루카드 소지 후 18개월이 지나면 다른 EU 회원국에도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다. 이때, 다른 회원국에 도착한 지 한 달 이내에 새로운 블루카드를 신청해야 한다. 현재는 다른 회원국에서 취업하려면 일단 EU 밖으로 출국한 후 취업비자를 다시 신청해야 한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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