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카니자레스 MIT 연구부총장
―MIT는 오랜 세월 동안 세계 일류 공대로서 이름을 떨쳐왔다. 정상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오늘날의 MIT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초과학 분야에 집중하면서 공학 분야에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교육·연구·산업이 긴밀히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산업계와 국가 경제의 요구에 부합하는 교육이 학생들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했다.
산업계와 관련된 문제들은 과학과 공학이 조화를 이룬 ‘엔지니어링 사이언스’라는 접근법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이는 매우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시도지만 실용적인 방법론이다. 이처럼 우리의 전통은 산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강해졌다. 또 최고의 교수와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우수 학생들이 최고의 공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학교에서는 이들을 위해 많은 투자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공하고 있다.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MIT 교수·학생이 될 수 있다. 이 원칙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돼왔다.
―세계 다른 일류 공대들과 비교할 때, MIT만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우선 동문들의 후원금이 학교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MIT는 사립대학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정부의 자금이 국책 과제를 통해 학교로 유입된다. 우수한 학생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학비 지원이 필수인데, 이에 필요한 자금을 연구비와 동문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MIT는 2006∼2007년 회계연도에 각종 기관과 개인들로부터 학교 역사상 최대인 3억4310만달러를 유치했다. 우리는 연구비·후원금·등록금·산업계 지원 등 수많은 자금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학교를 건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이라고 해도 실력이 있다면 입학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MIT 졸업생들의 강점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비교할 때 무엇이 다른가.
▲우리 학생들은 입학할 때부터 능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이들을 좋은 학생으로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MIT 학생들은 학구열이 아주 높다. 여기에 학교 측에서는 대학생·대학원생이 결코 쉽게 졸업할 수 없도록 강력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학생들의 위치에서 보면 스스로 학문을 향한 욕구가 높아야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MIT에서는 학부 시절부터 연구·실험을 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게 한다. 교과서 위주가 아니라 교과서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문제를 풀 수 있고 관심을 갖도록 장려한다.
열정적인 교수들의 가르침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MIT 학생들은 디자인이나 사업 계획 콘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게 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 자신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게 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낸 아이디어에서 미래의 해답을 찾는다. 해마다 22∼25개 기업에서 MIT의 교수와 학생들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자신의 기술로 삼고 있다. 이처럼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학풍이 MIT의 졸업생을 만들어간다.
―국가와 산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MIT는 어떠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가.
▲이공계 학생이라고 해서 과학과 기술만 알아서는 안 된다.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커리큘럼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MIT에서는 모든 학생에게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초과학은 물론이고 언어와 교양 등 다양한 교과목이 준비돼 있다. 학부생은 전공과 관련된 과목만 듣지 않는다. 또 연구 기회를 많이 부여해 학부 때부터 연구 능력을 기를 수 있게 한다. 여기에 학생들이 세계를 누비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되는 ‘MISTI’라는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국의 문화까지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케임브리지대·스페인의 자라고자대·싱가포르국립대 등이 협력 관계를 가진 대표적인 학교다.
―세계 초일류 공대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한 가지 요소만으로는 초일류 공대가 될 수 없다. 학교와 관련된 모든 분야(실력 있는 교수, 우수한 학생, 최고의 학생을 길러낼 수 있는 프로그램, 동문과 연구비 지원)가 골고루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대학은 유기체다.
설성인기자 sis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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