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배럴당 80달러대로 급감함에 따라 고유가 시대의 기린아로 각광받아온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손익분기에 관심이 모아졌다. 신재생에너지는 유가와 상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밀접한다. 유가 하락이 경제에 주는 부담을 크게 덜어주지만 신재생에너지의 활로에는 장애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다수 신재생에너지원의 생산단가는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원 대비 매우 높다. 특히 원자력 발전에 비해 보면 경제성을 논할 정도도 못된다.하지만 경제논리에 의한 단순 비교는 의미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부경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재생에너지실장은 “화석연료와 원자력이 유발하는 사회적 외부비용을 고려하면,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은 결코 낮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스위스 프로그노스 연구소가 내놓은 ‘발전원별 대기오염으로 인한 외부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는 kWh당 6∼8유로센트가 소요되는 반면, 태양광은 0.6유로센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청정해 보이는 가스도 3∼6유로센트나 들지만 풍력은 0유로센트, 즉 공기오염에 따른 외부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고 연구소 측은 분석했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기술 발전 등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원의 경제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태양광의 경우 차세대 박막 태양전지와 유기 태양전지 등이 본격 상용화되는 2020년께면, kWh당 발전단가가 현재의 석유 수준인 15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지식경제부의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 최근들어 이명박정부가 선언한 녹색성장 붐에 편승해 손익을 무시한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신재생에너지가 원유에 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수준은 배럴당 70달러 정도라고 본다”며 “그런데 중동 산유국들을 직접 돌아다녀 보니 유가가 그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충분해 보였다. 그렇게 되면 너도나도 대규모 투자에 나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거품은 마치 2000년대초 IT버블처럼 곧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경동기자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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