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맵 (지도) 업체가 거듭 나겠습니다.” 박현열 엠엔소프트 대표(49)가 “한국은 좁다”라고 선언했다. 국내 내비게이션 지도 시장을 사실상 평정한 엠엔소프트가 세계를 무대로 다시 한 번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 맨 것이다.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엠엔소프트는 국내 내비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간판’ 지도 소프트웨어 업체다.
“내비 지도의 생명은 정확성과 편리함입니다. 엠엔은 국내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한 마디로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내공’을 기른 셈이죠. 올해 해외 시장에 자신감을 갖는 배경도 이런 노하우와 자신감 때문입니다.”
이는 빈 말이 아니다.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한 해외 진출이 하나, 둘 성과가 나오고 있다. 당장 이 달에도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겨냥한 내비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브랜드는 ‘스피드나비 (Speednavi)’ 입니다. 해외 버전이지만 국내 제품 못지않게 공을 들였습니다. 3차원(3D) 실사 안내를 제공하며 중간어 검색, 15단계 상세 디스플레이, 다중 경로 탐색 기능 등 보급형 모델로는 과분할 정도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엠엔소프트 해외 사업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4월 중국과 태국에 ‘스피드나비’라는 브랜드로 해외 버전을 내놨다. 처녀 진출한 태국 시장에서는 판매 1위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어 진출한 업체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이다. 비록 현대자동차를 통한 수출이었지만 국내업체로는 처음이었다. 당시 엠엔소프트는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현대차와 공동 실차 검사를 통해 국내 업체 중 최초로 북미 전역의 내비 지도를 완성해 상용화할 수 있었다.
“해외는 국내 보다 배 이상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 아무리 정확한 지도를 확보했어도 현지 환경에 맞게 다양한 기능을 새로 추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 나라 문화와 사용 행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해외 사업에 관해서는 새내기 기업이지만 지금까지 성과가 있었던 데는 철저한 현지화가 크게 기여했습니다.”
엠엔소프트는 중국·태국 그리고 북미 시장 진출에 힘입어 하반기에만 해외 사업에서 매출 3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하는 매출 60억 원을 위한 순조로운 출발인 셈이다. 이는 비록 전체 매출 목표인 550억 원 가운데 10% 수준이지만 박 대표에게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박현혈 대표는 “이달 호주과 뉴질랜드 버전을 내놓고 연내에 인도, 중동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오만· 카타르), 러시아까지 진출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글로벌 맵’ 기업을 이루기 위한 원년”이라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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