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회선임대사업자 `외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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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림라인, 세종텔레콤 등 중소 회선임대 사업자들의 영역이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크게는 연 매출의 반 이상을 차지했던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회선 임대 부문이 축소되고 있는 데다가 주력 사업의 하나였던 인터넷전화 구축 사업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들은 신사업을 기획하는 한편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생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로서 전용회선 서비스(회선임대 서비스)를 하고 있는 드림라인, 세종텔레콤 등은 이통사 매출이 급감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통사들은 전국 교환국 사이를 연결하거나 교환기에서 기지국 간 연결을 위해 유선망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최근 직접 네트워크를 구축·관리하면서 안정성을 높이고 임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각 이통사업자들은 관계사(SK텔레콤-SK네트웍스, KTF-KT, LG텔레콤-LG파워콤)의 회선 서비스를 집중 활용하면서 중소 회선 임대 사업자들의 설 땅이 줄어들고 있다.

 드림라인의 경우 연매출 1700억여원 중 이통사 관련 매출이 55%에 이른다. 또 세종텔레콤 역시 700억 매출에 150억원 정도를 이통사에 유선망을 제공하면서 올리고 있어 타격이 큰 상황이다.

 드림라인 고위 관계자는 “누적 2조원 가량을 설비 투자에 투입하고 이통사를 서포트해왔는데, 매출이 줄어들면서 타격이 크다”면서 “현재 말 그대로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전화 시장의 상황도 이들의 한숨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회선임대 사업자들의 주력 시장이었던 인터넷전화 시장은 최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별정통신사업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격한 경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 회선임대 사업자들은 신사업 및 해외 진출을 대거 계획하고 있다. 드림라인의 경우 대체에너지 사업에 역량을 모으겠다는 방침이다. 통신과 전혀 관련 없는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또 자가망 없이 전용회선 사업을 하고 있는 온세텔레콤의 경우 가상이통망사업자(MVNO)로의 변신을 꾀하는 한편 앙골라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SKT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고 KT와 KTF가 합병하는 등 이통사와 유선망을 보유한 관계사와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면서 회선 임대 사업자들의 어려움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회선 임대 사업도 대기업 편향이 심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황지혜기자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