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스탠포드 대학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생으로 처음 만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서로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
이들은 대화보단 오히려 티격태격했고 논쟁을 벌이기 일쑤였다. 그러나 페이지가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어려운 수학적 난제를 브린이 풀어주고 일을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은 단짝이 됐다.
초창기에 그들이 만든 검색 엔진은 스탠포드대학 웹사이트를 이용했는데 도메인 이름은‘google.stanford.edu’였다. 이후 이들은 도메인 ‘google.com’을 1997년 9월 15일 등록했다. 그리고 1998년 9월 7일 마침내 캘리포니아 주 먼로 파크에 있는 여자친구집 차고에서 ‘구글(Google Inc.)’을 창업했다. 이로써 인터넷 기업의 대명사 구글은 9월 7일(현지시각)을 맞아 설립 10년이 됐다.
래리 페이지와 세그게이 브린은 창업할 생각이 없었지만 당시 주요 포털 업체들이 이들의 검색 기술을 받아주지 않아 직접 회사를 차려 탄생한 게 구글이다.
구글은 검색 업체로 출발했지만 지난 10년,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웹(Web)’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퍼스널 컴퓨터(PC) 시대를 지배했다면 구글은 차세대 컴퓨팅 시대를 지배할 것으로 주목 받고 있다.
MS는 도스(DOS)와 윈도(Window)로 운영 시스템 시장을 장악하면서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이 시스템에서 구동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집중적으로 내놓게 해, 결국 더 많은 사용자가 MS 제품을 사용하게 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구글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검색 엔진과 무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면서 MS의 비즈니스 모델을 허물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이를 두고 “20세기 후반이 MS 시대였다면 21세기 전반은 구글 시대가 될 것”이란 평가를 내렸다.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빌 게이츠도 구글의 위협을 직감했다. 2003년 12월 빌 게이츠는 구글 웹사이트를 보고 의문을 품었다. 웹 검색 업체가 검색과는 상관없는 엔지니어들을 모집하는 구인 광고를 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운영 시스템, 디자인, 컴파일러 등 MS의 핵심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글은 찾고 있었다. 빌 게이츠는 당장 임원들에게 “구글을 지켜봐야 한다”는 메일을 보냈다.
구글은 아직 MS에 미치지 못한다. 구글의 시가 총액은 MS의 절반 수준이고 매출과 순익 모두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구글보다 시가 총액이 큰 IT 기업은 현재 MS, IBM, 애플 뿐이다. 이는 구글이 10년 만에 이뤄낸 것이다. MS는 33년이 된 기업이다. 두 기업간에 묘한 기운이 흐른다.
윤건일기자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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