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OLED 세계 1위 `조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합법적인 구성도

  삼성그룹의 차세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전담할 가칭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공식 출범했다. 일단 삼성SDI의 100% 자회사로 출발하지만 오는 연말께 삼성전자와 함께 2조원 단위의 자금이 투입되는 합작사로 새롭게 태어난다.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LCD 시장 1위인 삼성이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AM OLED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산물이다. 향후 행로에 세계 디스플레이업계의 관심이 온통 집중됐다.

◇당분간 과도기=삼성SDI는 4일 임시주총을 열어 자본금 1000억원 규모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설립을 승인했다. 당분간 삼성SDI의 100% 자회사 형태를 유지한 뒤 오는 연말께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각각 1조원가량을 투자해 본격적인 합작사로 탄생한다. 연말까지 삼성SDI의 자회사인만큼 대표이사를 김순택 사장이 겸임한다. 결국 대규모 투자와 함께 공식 합작사로 출범하는 내년부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본 게임에 들어가는 셈이다. 기업이미지(CI) 작업을 통해 사명도 바뀔 수 있다. 김순택 사장은 “삼성SDI의 기술력과 삼성전자의 자본력을 합치면 잘될 것”이라며 “향후 OLED가 중소형 패널에 그치지 않고 TV로 발전하면 양사 간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기대했다.

◇관심 끄는 사업구조=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어떤 사업구조를 갖출지 아직 삼성 내부도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삼성SDI는 OLED 사업을 포함해 휴대폰 LCD 모듈 사업을 통째로 떼어내기로 했지만, 삼성전자의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어떻게 합칠지 여전히 조율 중이다. 현재로선 삼성전자 LCD총괄의 3·4세대 라인 전부를 이관하는 방안이 확실하다. 경기도 기흥의 3세대 라인인 ‘L2’와 충남 천안사업장의 ‘L3·L4’ 라인이 대상인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L4 라인까지 모바일용 LCD 패널로 전환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이 같은 사업구조를 갖추면 삼성SDI와 삼성전자 양사의 인력을 합쳐 5000명 규모의 거대 합작사가 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과 삼성전자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합치면 당장 내년도 연간 매출액 규모도 4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출범 첫해부터 삼성그룹 내 전자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기·삼성코닝정밀유리와 버금가는 셈이다. AM OLED를 포함, 세계 최대 규모의 중소형 디스플레이 전문회사의 면모를 갖췄다.

◇이익 낼 수 있을지=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외형은 결코 작지 않은 수준이지만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가 업계 안팎의 관심사다. 일단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SDI는 AM OLED 사업에서 분기 적자만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기 양산 투자로 인한 감가상각 비용이 큰데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 75%를 차지하지만 아직 매출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삼성SDI의 나머지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5% 이내의 이익률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삼성SDI가 OLED 사업에서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은 오는 4분기까지 거의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삼성전자 중소형 LCD 패널 부문도 지금까지 휴대폰 모듈 사업에 치중했던 탓에 박한 이윤에 시달려왔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합작사로 다시 태어나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삼성SDI가 뛰어난 원가 경쟁력을 삼성전자 LCD 패널 사업에 심을 수 있다. 내년에는 AM OLED 양산 물량이 크게 늘어나 매출액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물론 연말께 합작사에 삼성전자의 4세대 LCD 사업까지 합치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문현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투자 효율이나 사업 확대 측면에서 삼성SDI와 삼성전자의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출범 첫해인 내년부터 흑자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내년도 LCD 패널 시장이 극히 불투명한 마당에 합작사의 주력사업인 AM OLED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합작사가 장기적으로는 ‘모바일’에서 벗어나 TV 등 대형 제품 중심의 AM OLED 패널 전문회사로 나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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