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1달러당 1070원을 돌파하고 단번에 1080원선을 위협하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한달전과 달리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자제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064.5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결국 전 거래일보다 16.4원 급등한 1078.9원으로 마감했다. 2004년 11월 17일의 1081.4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외환시장 개장 30분만에 환율이 1070원대로 치솟자 외환당국의 움직임도 부산해졌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은 오전 잇따라 회의를 열고 최근 환율 상승의 배경과 대책을 논의했다. 당국은 환율 급등이 글로벌 신용경색 여진, 무역수지 적자 지속, 글로벌 달러화의 강세 움직임 등으로 달러화에 대한 초과 수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외환당국의 행보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최근 환율이 1050원선까지 올라서는 과정에서 별 다른 개입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던 당국은 1070원선을 돌파한 25일에도 강력한 시장 개입은 자제했다. 지난달 초 1050원대로 환율이 급등하자 융단폭격 수준의 고강도 개입을 단행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이같은 당국의 시장 개입 자제는 최근 원화 약세가 글로벌 달러 강세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당국으로서도 쉽사리 개입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유가가 하락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 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이 시급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달 시장에 개입했지만 환율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외환보유고만 축냈다는 비판도 시장개입을 주저케 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시장 참여자들은 외환당국의 실개입 의지가 약해진 상황에서 당국의 구두개입만으로는 한 방향으로 쏠린 시장의 기대심리를 꺾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환율 상승세가 워낙 강해 개입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당국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실화 가능성은 낮지만 9월 외화유동성 위기설이 도는 점도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개입을 자제하는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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