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는 디스플레이 `생활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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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꿈의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가 실제 생활 속으로 성큼 다가왔다. 일명 ‘전자 종이’로 불리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상용화 제품이 최근 속속 등장한 것.

 특히 전세계적으로 휴대형 기기의 보급이 날로 확산되면서 휴대가 간편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이에 따라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어? 휴대폰이 휘네’=EE타임즈는 최근 SID(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 서머 콘퍼런스에서 새로운 형태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제품이 등장한 것을 계기로 관련 시장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문업체인 켄트디스플레이는 콜레스테롤액정크리스탈디스플레이(Ch LCD)를 적용한 휘는 휴대폰을 내놨다.

 E-잉크는 도트매트릭스 전기이동디스플레이(EPD)를 적용한 히타치의 휴대폰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제품은 일명 ‘e-스킨’이라 명명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휴대폰 화면에 채택했다.

이에 앞서 독일 폴리머비전은 올초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첫 상용화한 휴대기기 ‘레디우스(사진·Readius)’를 선보였다. PDA폰 크기의 휴대기기에서 두루마리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5인치의 화면을 통해 e북, e메일 등 다양한 기능을 접할 수 있다.

 ◇키워드는 신뢰도·안전성=이처럼 그동안 상상 속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전자종이를 도입한 실제 제품이 선보였지만 상용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례로 폴리머비전은 최근 레디우스의 차기 버전의 연기를 또 한차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초기 레디우스 버전의 디스플레이도 두루마리 형태에서 접는 방식으로 교체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같은 후퇴에 대해 폴리머비전측은 사용자들이 여전히 휘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신뢰하지 못할 뿐더러 예상 밖으로 사용하기에도 불편하다고 호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ID에서 자체 개발한 전기액정파우더(ELP)를 적용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출시했던 유명 타이어 제조업체 브리짓스톤도 안전성을 고려해 올 연말 첫 출시할 관련 제품에는 우선 폴리에스터필름을 도입하기로 했다.

 ◇다양한 도전 이제 시작=업계에서는 전자종이의 상용화 속도가 아직은 더디지만 시장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예측했다.

조사 전문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관련 시장 규모는 8000만달러에 그쳤지만 오는 2013년에는 35배까지 급성장해 최소 28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초기 단계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도입한 다양한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앱손의 대변인은 “EPD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는 플렉시블 애플리케이션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적용한 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한층 얇고 가벼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