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상공간에서 활동하는 인간인 ‘멀티 페르소나’의 여론을 정책적으로 반영키로 했다.
17일 기획재정부는 세계미래회의(World Future Society)와 UN밀레니엄 프로젝트의 미래 이슈를 분석한 ‘세계 미래연구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첨단기술 발달로 인간의 신체·문화·정치·법적 정체성은 흐릿해지거나 불투명해지는 반면 가상공간에서의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감춰진 욕망의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디지털 정체성은 확대되고 있다”면서 디지털 정체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키로 했다. 페르소나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가르키는 말로, 미래학자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책임을 지는 인물을 ‘멀티 페르소나’로 지칭하면서 알려졌다.
재정부는 보고서에서 세계미래회의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생활을 규제하고 있는 법률이 가상공간의 가상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의 논란 등 디지털 정체성 확대로 다양한 법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은 2006년 법 개정을 통해 e메일, 전자장치에 남아있는 흔적을 증거능력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소개해 우리 정부도 이 분야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이 있을 것을 암시했다.
오규택 재정부 미래전략과장은 “미래가 뭔지, 알아봐야 할 미래는 어떤 것인지, 준비해야 할 미래가 뭔지 생각을 해봐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감대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대통령 미래기획위원회와 공동으로 이 분야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는 10년 안에 물부족으로 인한 물값 상승으로 물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수도·전기·철도 등의 노후화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 때문에 유럽은 미래도시인프라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세계미래회의가 2025년 미래의 모습 10가지를 제시하는 ‘미래전망 2008’도 밝혔다. 10가지는 △전 세계 백만장자 수십억명, 세계 인구 3분의 2 물 부족 △섬유산업의 혁명적 변화 △중국·러시아 냉전발발 위협이 테러위협으로 대체 △화폐 위조 확산으로 현금없는 사회 촉진 △심각한 멸종위기 △물부족과 가뭄이 선진국·개도국 공통 현상 △인구 예상보다 더 증가해 2050년 91억∼92억명 △2080년에는 홍수 피해 아프리카인 70배 증가 △자원가격 상승으로 북극개발 활기 △로봇·인공지능 등 인간 이외 존재에 의한 의사결정 확대 등이다.
세계미래회의는 1966년 앨빈 토플러, 짐 테이토 등에 의해 설립된 비정부기구로 미래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UN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UN경제이사회의 자문기구인 WFUNA가 추진하는 미래전략연구의 결과물로 프로젝트에는 50여개국 1500여명의 미래학자·전문가·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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