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러, 사이버 전쟁으로 확전

 영토 분쟁으로 무력 충돌이 확산되고 있는 그루지아의 주요 정부 인터넷 사이트가 러시아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당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에서 벌어진 양국간 전쟁이 사이버 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그루지아의 대통령 홈페이지를 비롯한 의회·국방부·외교부 사이트가 지난 주부터 러시아의 사이버범죄 조직인 ‘러시아비즈니스네트워크’로부터 수 차례 공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외신에 의하면 해킹을 감행한 ‘러시아비즈니스네트워크’는 단순히 범죄 행위를 시행한 주체일 뿐 정확한 배후 세력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 그루지아 공공 사이트들은 일명 ‘서비스 수신 거부’로 알려진 공격을 받아 데이터가 폭주하면서 일시적으로 사이트를 폐쇄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그루지아에 대한 이번 사이버테러가 오프라인 군대에 의한 전쟁과 동시에 자행된 첫 번째 사이버 공격으로 양국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러시아는 그루지아 정부 웹 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전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공식 언급했다.

AP는 이에 따라 그루지아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홈페이지 서버를 비롯한 호스팅 시설을 미국 애틀랜타로 이전하는 등 방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타의 보안 업체인 시큐어웍스의 돈 잭슨 이사는 “러시아비즈니스네트워크와 러시아 정부 양쪽의 서버를 추적 조사중”이라며 “외부 침입자가 그루지아 공공 사이트에 침투해 데이터를 삭제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예브게니 코르시코 러시아 대사관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이 없다”며 “그루지아는 어떻게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냐”는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그루지아와 러시아는 그루지아 수도 트빌리시 북쪽에 위치한 남오세티야공화국 통합 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8일부터 전쟁을 벌이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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