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20달러선 아래로 내려 앉으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폭등하는 물가로 인해 부담을 느껴온 금융통화위원회도 이같은 유가하락으로 8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5일(현지시각) 국제유가는 미국 경제성장 부진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동결 소식, 열대성 폭풍 에두아르드가 멕시코만 정유시설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틀째 하락해 3개월 만에 120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2.24달러(1.2%) 하락한 배럴당 119.17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5월 2일 배럴당 116.32달러를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다. 이로써 WTI 가격은 전날에 이어 이틀간 4.7%가 떨어졌으며, 지난달 11일 기록했던 최고가인 147.27달러보다는 28달러 이상 하락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격인 두바이유도 배럴당 5.19달러 내린 117.3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2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30일 119.96달러를 기록한 이후 6일 만이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에 비해 3.44달러, 2.9% 떨어진 배럴당 117.24달러를 기록했다.
석유공사는 유럽의 6월 소매판매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열대성 폭풍에 따른 생산차질이 경미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방기금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중대한 우려가 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산됐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우리 경제를 옥죄던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국내 경기에도 다소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세계경기 둔화 위험이 부각된 만큼 상황을 낙관하기 이르다고 평가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기본적으로 유가 상승 국면이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유가가 이처럼 급락하는 것은 세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인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리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기업의 금융부담만 높이는 ‘뒷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권상희기자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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