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인 경제 여건을 마비시키는 최대 원인은 고유가다. 심지어 유가는 세계 식량 수급의 불균형까지 가져오면서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곡물가 폭등을 불러온 콩과 옥수수는 고유가의 대안인 바이오 연료로 전용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국인 미국은 1930년대 이후 최대 불황을 겪고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이 석유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이 와중에 유가가 폭등하면 OECD 국가 중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을 나라가 한국이라는 경고까지 나와 있다.
에너지 위기는 곧 경제 위기다. 전 세계가 하루 동안 필요로 하는 원유량은 약 8700만배럴인데 공급은 약 8500만배럴에 불과해 하루 200만배럴이 부족하다. 2015년까지는 원유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하루 1250만배럴 상당의 에너지가 보충돼야 한다.
우리에게는 이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미래 예측에 실패하거나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되면 경제적 침몰도 부정하기 힘들다.
하지만 길은 있다. 한국은 정보기술(IT) 선진국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일 피크 시대를 맞아 현재까지 축적된 반도체와 기반 IT를 융합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다. 다양한 태양광 에너지 분야의 벤처기업을 양산하고 원천기술을 보유한 ‘반도체·IT 산유국을 만드는 길’만이 살길이다. 우리가 ‘반도체·IT 산유국’이 가능한 것은 태양광 집열판인 솔라셀과 웨이퍼 생산 공정이 반도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에너지 정책을 태양광 원천 실리콘 정제, 잉곳, 셀, 웨이퍼, 모듈, 인버터, 배터리, 박막 등의 기술에 집중해 미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확고한 솔라 에너지 생산 국가로서 뿌리 내려야 한다.
태양광은 무한한 에너지로서 돈을 들여 수입하는 것도 아니고 한정된 에너지도 아니다. 빛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확보할 수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태양광 에너지 분야에 힘쓴다면 산유국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 전략적으로 태양열 자동차, 태양열 주택 등을 장려하며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독일이나 일본은 태양에너지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이미 1976년부터 탈 석유 에너지를 선언하고 태양열 에너지 상품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가는 기업도 다르지 않다. 일본 샤프는 기존 반도체 사업부를 에너지 핵심 전략 축으로 전환해 태양광 분야에 집중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지식 생산성의 근원인 반도체·IT에서 세계적인 역량을 갖고 있는만큼 어느 국가·기업보다도 지식 생산성의 글로벌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IT의 소스가 곧 에너지원으로 연계되기 때문이다. 반도체·IT 리소스와 기술을 융합해 다양한 솔라 애플리케이션과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 에너지 원천기술을 가진 벤처 양산에 길이 있다. 정부의 정책 방향도 태양광 에너지에 기반을 둔 반도체 IT 산유국으로 만들어야 한다.
록펠러는 석유를 ‘악마의 눈물’이라 표현했다. 석유는 이제 우리 인간에게 악마로 다가오고 있다. 자원외교를 내세우며 외부에만 의존하다가는 자칫 외화내빈으로 추락할 수 있다. 정부는 국가가 성장하기 위해 솔라 에너지라는 엔진에 의한 에너지 강국을 만들어 세계를 선도할 확고한 기반기술 국가의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고용 창출을 유발하면서 미래 한국경제의 앞길까지 열어주는 길이다. 반도체·IT 산유국으로서 에너지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를 여는 지혜다. 임병민 평양과학기술대학 고문 imubiquitou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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