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고유가 극복, 전기차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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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 오일쇼크가 눈앞에 다가왔다. 정부도 에너지 대책을 내놓았다. 치솟는 유가에 대응해 영세민들에게 연간 10조원의 정부예산을 지원하거나 자동차 2부제 운행과 같은 늘 해왔던 구태의연한 방법들뿐이다. 혹자는 석유를 아끼는 것 외에 별 대안이 있냐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석유 고갈이 불과 한 세대 이후의 일로 드러난 이상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우선 석유에 기반을 둔 교통체계를 바꾸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교통수송 분야에서 석유 의존도를 낮출 가장 유력한 대안은 전기자동차다.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내연기관에 미련을 두고서 하이브리드카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석유난 극복에 근본적 해결책은 못 된다. 모든 육상교통체계에 전기모터를 도입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전문가들은 석유에 매달리는 자동차 회사의 미래는 없다며 가능한 빨리 전기차 양산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선진국은 이미 전기차 도입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에 들어갔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서는 프로젝트 베터플레이스란 흥미로운 전기차 보급 계획이 시작됐다. 앤디 그로브 인텔 전 회장, 제임스 와그너 CIA 전 국장,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같은 거물들은 물론이고 인터넷 검색의 최강자인 구글까지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은 현재의 오일쇼크를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석유 중심의 교통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 본격적인 석유부족 시대를 맞아 아랍의 오일머니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GM, 르노닛산 등도 전기차 양산 체제를 속속 선언했다.

 일본의 미쓰비시는 불과 2년 뒤인 2010년, 한국시장에 고성능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제 전기차가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을 유린하기 직전인데 한국 측 상황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개발과 보급에 매우 미온적이다. 얼마 전 열린 정책회의에서 어느 완성차 업체의 관계자는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는 주최 측의 질문에 소비자가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완벽한 차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5년은 걸린다고 했다. 다른 나라 자동차 회사들은 2년 내 상용화를 한다는데 말이다.

 완성차 업체들의 처지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각종 기계부품 수요가 절반 이하며 유지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수익이 줄어든다. 거대한 석유화학 업계의 입김도 무시할 수 없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이 전기차 보급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정부는 돈없는 서민들은 지하철, 버스를 타든지 값이 두 배로 비싼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타라는 태도다. 자동차, 석유화학업계의 이해 관계 때문에 우리 경제가 탈석유화로 체질 전환이 늦어진다면 국가적 피해가 너무도 크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힘을 모아 전기차 보급에 나서기로 했다. 얼마 전 17개 전기차 관련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한국형 전기차를 개발, 보급하기 위한 협의회를 구축했다. 때맞춰 정부, 국회도 전기차 보급을 위한 제도 개선과 지원 대책에 전향적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자동차 분야의 대기업들도 전기차 사업에 대한 대승적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미래의 전기차는 자동차가 아니라 바퀴가 달린 전자제품이다. 전기차는 유무선 네트워크, 전력망과 연결돼 새로운 사업모델을 파생시키고 IT 분야에 막대한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세계 정상의 IT인프라와 부품기술을 갖춘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고의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보급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나라 IT업계 관계자들에게 간절히 호소한다. 전기차는 고유가 극복에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며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블루오션이다. 지금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어 기회를 잡기 바란다.

원춘건 그린카 클린시티 대표 cgwon5@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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