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병원` 차트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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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산화 10년을 맞은 우리나라 디지털 의료영상기기산업이 새 도약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 의료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여놓았다면 앞으로 10년은 글로벌화를 통해 세계적인 산업으로 나아갈 태세다.

디지털 의료영상기기는 엑스선 촬영장치 등 의료영상 진단기기가 촬영한 환자 의료 영상을 디지털화한 장치다. 필름현상·인화비는 물론이고 보관비를 절감시켜 병원 수익성 개선에 일조, 의료기관의 디지털화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 특히 환자 영상을 원격지 의료진에 디지털 형태로 전송함으로써 원격진료 등의 모태를 제공했다. 한마디로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에 대변혁을 불러왔다.

◇PACS, 한국 병원을 바꿔놓다=우리 디지털 의료영상산업의 효시는 메디페이스(현 인피니트테크놀로지)의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이다. 지난 99년 7월 설립한 메디페이스는 당시 국산 PACS를 선보여 대형병원으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방사선 필름을 인화하지 않아 비용을 줄일수 있을 뿐더러 보관소에서 방사선 필름을 찾는 데 드는 시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학병원 인턴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환자 방사선 필름을 찾는 일이었다. 수백만장에 달하는 필름 중에 당일 진료 환자의 필름을 빨리 찾는 것을 능력으로 인정받곤 했다.

복지부가 같은해 11월 PACS에 대한 의료 보험수가를 인정하면서 분당제생병원·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가동하던 PACS가 전 의료기관으로 보급에 급물살을 탔다. 99년 당시 병원급 이상 우리나라 의료기관 PACS 도입률은 4.7%에 불과했으나 투자비 회수에 고무된 대형병원들이 투자에 본격 나섰다. 현재 대형병원 PACS 보급률은 100%에 가까울 정도다. 의료계는 디지털 의료영상 시대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최형식 메디칼스탠다드 사장은 ”1∼2곳 대학병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학병원들이 PACS를 도입, 운영하고 있고 중소병원 도입률은 70%에 달한다”며 “신경외과 및 정형외과 의원과 보건소 등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PACS가 보급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산업 기반을 확충하고 유망 수출산업으로 부상=수많은 국내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인피니트테크놀로지·메디칼스탠다드·중외정보기술 등 PACS 기업들은 미국·유럽·중동 등 해외 시장에 진출, 달러를 벌어들인다. 올해 PACS 기업들의 수출 목표는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피니트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올해 해외 매출 목표를 지난해 비해 16% 늘어난 700만 달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PACS 산업은 또 중외메디칼·리스템·바텍 등 의료기기 기업이 디지털 엑스선장치 개발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했다. PACS가 널리 보급되면서 전산화엑스선장치(CR)보다 우수한 디지털엑스선장치(DR)에 대한 수요가 발생했기때문이다. CR는 기존 방사선 필름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수작업이 필요한 반면에 DR는 환자를 촬영한 후 곧 바로 디지털 영상으로 판독하는 등 진료 대기 시간을 단축함은 물론이고 환경친화적인 게 특징이다.

중외메디칼은 2004년 12월 DR 개발에 성공, 현재 53곳 의료기관에 70여대를 공급, 외산 DR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올해를 DR 수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올해 초 독일 테테날사에 DR를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외메디칼 관계자는 “올해 DR 수출 목표를 80억원으로 잡고 있다”며 말했다. 바텍도 최근 DR 핵심 부품인 디텍터 개발에 성공, DR 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디지털 의료영상 분야가 산업의 큰 축을 형성할 전망이다.

안수민기자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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