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랑스 파리에 있는 라빌레트 과학관을 다녀왔다. 이곳은 보고 느끼면서 과학의 원리를 알기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도록 한 것이 눈에 띄었다. 또 전시장 곳곳에서 직원들이 관람객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고 있다. 이런 훌륭한 전시와 운영 덕분에 라빌레트는 연관람객이 400만명을 넘는, 파리의 새로운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라빌레트의 성공은 충분한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라빌레트의 직원 수는 1000명이 넘는다. 한 해 예산도 1000억원 이상이다. 우리나라도 오는 11월이면 세계적인 수준의 과학관이 문을 연다. 현재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국립과천과학관이 그곳이다. 얼마 전 방문한 과천과학관은 이미 건물공사가 끝나 웅장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하드웨어만 훌륭하다고 해서 세계 수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과학관을 운용할 소프트웨어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 오늘 열릴 예정인 국무회의에서 과천과학관 직제가 확정될 예정이다. 당초 개관 6개월 전에 직제를 마무리 짓고 직원을 충원하려 했으나 한참 늦어졌다. 그나마 정원도 계획했던 135명의 60%도 안 되는 77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기조 때문이다. 규모 면에서 라빌레트보다 크지만, 인력은 10분의 1 수준이다. 물론 정규 직원 외에 퇴직 과학자 20여명을 채용해 이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한 전시안내를 기획하고 있다. 그 외 일반 직원의 채용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200억원대의 예산으로는 인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대로라면 세계적 규모의 과학관을 만들어 놓고도 효율적 운영이 어려울 것임은 자명하다. 어린들에게 꿈을 안겨줄 과학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부의 지원과 운영시스템이 먼저 갖춰져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권건호기자<경제교육부>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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