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 산학협력단은 방학이 없다. 대학가에 불고 있는 기술지주회사 설립 열풍으로 돈 될 만한 기술을 찾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대학이 지주회사를 설립하려는 이유는 미국 스탠퍼드나 중국 칭화대처럼 우리도 등록금이 아닌 학교가 가진 기술로 돈을 벌어 이를 학교 경쟁력 강화에 쓰자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노력의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대, 서강대 등 몇몇 대학은 지주회사 설립을 이미 선포했고 법인화를 목전에 둔 곳도 있다. 최근엔 산학협력단이 기술이전 시 기술료의 20%를 정부에 반납하는 법규정도 사라져 더 많은 수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나본 교직원, 교수, 기업체 사장 등 산학협력단 관계자들의 밑바닥 정서는 실적에 대한 만족보다는 고민이 더욱 커 보였다. 현재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무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학교 운영진의 과욕이다. 다른 대학들이 하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식의 요구가 많아 괴롭다는 것이다. 한 대학 교수는 “돈 될 만한 특허를 구해도 회사가 될까 말까인데 상용화에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확신도 없는 기술로 지주회사를 덜컥 만들어버리면 향후 수습이 안 되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며 “우리가 생존해야 하는 곳은 교과부나 대교협 등이 지켜주는 곳이 아닌 벤처정글인데 먼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수익확보가 대학의 지상과제인 게 현실이지만 연구기술과 상용기술은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다. 대학 지주회사는 대학 R&D 기틀을 바꿀 만한 이슈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시도가 아닌 성공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성현기자<경제교육부> ar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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