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콜센터 아웃소싱 업계 발전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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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콜센터 아웃소싱 산업의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조원에 달한다. 100여개의 콜센터 전문 아웃소싱 기업들이 차별화된 콜센터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비 절감 및 상담 품질 혁신을 꾀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만족이라는 기업 사명을 달성하고 고객센터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그러나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고객정보 유출 사건은 그렇지 않아도 힘든 텔레마케팅(TM) 업계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 및 공정거래위원회는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 산업 보호보다는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규제와 처벌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객정보 유출은 차별화하기 어려운 콜센터 아웃소싱 서비스 품질과 함께 추가적으로 아웃소싱 업체를 향한 불신의 벽을 높게 한다. 궁극적으로 고객과 고객사의 불만이 확산되면서 일부 민감한 고객들이 심지어 거래 전환을 고려하며 고객사들이 아웃소싱을 인소싱(Insourcing)으로 전환해 운영하려는 상황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콜센터 아웃소싱 업계의 고객 정보 유출의 문제는 무엇인가.

 우선, 업계에서는 고객정보 유출에 너무 단기적으로 안일하게 해결하려 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베이스(DB) 사용의 범위 확대를 요구하는 법률적 개선을 거친 탈출구 마련은 단견이자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해결 방안이다. 시장은 소비자가 결정하기 때문에 업계는 법률 수정이나 개정이 아닌 소비자와 승부를 해야 한다. 법을 고쳐 놓으면 단기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라도 장기적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할 것이기 때문에 정부도 업계도 결국 힘들어지게 된다.

 둘째로 도덕 불감증을 꼽을 수 있다. TM 업계에 윤리 의식이 상당히 부족하다. 고객의 DB를 고객 승낙 없이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평범한 상식이 돼 버린 세상이다. 불법 유출된 고객 DB로 TM하는 영업 방식은 단기적인 매출 창출이라는 유혹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바겐 세일하는 행위다.

 셋째로 자기 혁신 노력이 없다는 점이다. 경영 혁신 및 품질 혁신에는 비용적 및 정신적 고통이 따른다. 이른바, 경영 혁신에 수반하는 고통을 분담하고, 품질 혁신의 필요성을 조직원들이 공감하는 ‘눈물의 계곡(valley of tears)’을 건너야만 편한 쉼터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먼저 윤리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 윤리 경영이란 고객에 대한 철학을 바꾸는 것이다. 고객을 이익 착취의 원천으로 보지 말고 요즘 유행하는 용어로 동반자로 보고, 성실과 정직하게 대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 콜센터 또는 TM센터에서 생산성 향상 및 비용 절감 등의 혁신 활동은 상당한 투자와 고생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DB 품질에 대부분의 성과를 의존해온 업계 관행상 추진하기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격심해지고 있는 고객 쟁탈 시장에서 신규 경영 혁신 기법들을 고객센터 운영에 적용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수사항이다.

 마지막으로, 도덕 불감증 제거 방안으로 산업별로 규제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업계-소비자-정부가 공생하는 길이다. 미국을 보면, 교육 분야에 ‘가정 교육의 권리와 프라이버시에 관한 법률’, 케이블 산업에 ‘케이블 통신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법률’, 의료산업에 ‘건강 보험 양도 및 책임에 관한 법안’ 등 산업별로 규제 법안이 제정돼 있다. 유럽에서는 고객자료 보호를 인권보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캐나다, 일본 등의 국가에서도 비슷한 입법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다. 정기주 한국콜센터산업정보연구소장 kjc@callcent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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