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IM 록 해제 단말기 내달 출시…이통사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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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과 KTF가 다음달 타 이통사 가입자 사이에도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출시한다. 휴대폰 매장을 찾은 고객이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카드 교환 사용요령을 익히고 있다.

 SK텔레콤과 KTF가 다음달부터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만 교환하면 가입한 이동통신사가 다르더라도 자유롭게 바꿔 쓸 수 있는 단말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개통 이력이 있는 단말기는 USIM 카드를 옮겨 장착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전산 요청 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 단말기를 구매했을 때에는 일단 대리점에 방문해야 한다. 개통 이력이 없을 때는 대리점에서 전산으로 개통 작업을 거쳐야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통사가 다른 단말기에 자신의 USIM 카드를 꽂아 사용하게 되면 무선인터넷 등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등 서비스가 제한적인데다가 특별히 USIM을 교체해 써야 하는 때도 많지 않아 당장 시장에 큰 변화를 이끌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휴대폰 유통 구조는 이통사가 단말기 보조금 및 가입 기간에 따른 할인 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유통 판도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KT ‘첫 테이프’= SKT는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삼성 햅틱(SCH-W420) 휴대폰 후속 모델에 처음으로 이통사 간 잠금 해제를 적용한다. KTF 역시 USIM 잠금이 풀린 삼성, LG 등 단말기 3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출시되는 모든 WCDMA 단말기는 이통사 간 USIM 잠금이 해제돼 나온다. 이는 정부가 ‘전기통신설비 상호접속기준’ 제68조를 바꿔 지난 1일부터 이통사 간 USIM 카드만 교체하면 자유롭게 단말기를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정책에 따른 것이다.

 가입자들은 이에 따라 새로 출시된 단말기를 통해 같은 이통사 가입자끼리뿐만 아니라 다른 이통사 단말기도 교환해서 쓸 수 있다. 즉 KTF 가입자도 SKT 단말기에 자신의 USIM 카드를 끼워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신형 단말기에 대한 욕구가 강한 젊은 층이나 단말기 고장 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SMS 등에 한정= 하지만 소비자의 USIM 교환 활용 빈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업자 간 USIM을 교환해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음성·영상통화 △발신자번호표시(CID) △단문메시지서비스(SMS)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선인터넷은 현행 표준인 왑(WAP) 규격이 달라 사업자 간 호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개통 이력이 없는 단말기나 대여 단말기, 임대폰 등은 USIM 교환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와 함께 LGT는 3G 서비스에 리비전A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WCDMA 방식을 사용하는 SKT, KTF와 바꿔 쓸 수 없어 제한적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고장이 발생했을 때 긴급하게 사용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USIM을 교환해 휴대폰을 이용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기계’ 구입비 부담 커= USIM 록 해제 단말기가 출시되더라도 유통 구조 자체가 이통사 중심으로 돌아가고 현실상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통사의 보조금 최대 50만∼60만원이 지급되기 때문에 ‘공기계’만 구입하려면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 구입 경로의 다양화로 단말기 구매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부분에 배치되는 현실이다.

 업계는 USIM에 충전된 금액만큼 휴대폰을 사용하는 선불폰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시장에 영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통사들이 장기 고객에 대한 할인, 약정할인, 가족할인 등 후불식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방송정책연구실 박사는 “이통사 간 USIM 잠금이 해제된 단말기가 출시되더라도 국내 여건에서는 크게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라며 “이통사들이 이를 활성화시킬 만한 유인 요인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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