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삼성서버 유통사 전격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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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IBM이 삼성전자의 대형 핵심 유통업체를 x86서버 총판으로 전격 영입했다.

서버업계에서 경쟁사 총판 영입은 물론 자사 제품을 전혀 취급하지 않던 업체를 곧바로 총판으로 지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15일 한국IBM은 삼성전자 서버·프린터 등을 유통하는 제이엔테크놀러지(대표 라진성)를 자사의 x86서버 ‘시스템x’를 유통하는 총판으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IBM의 시스템x 총판은 기존 코오롱아이넷·일근인프라·EPA·타임디지탈을 포함해 5곳으로 늘어났다. 한국IBM은 올 초 IBM워크스테이션 유통업체 타임디지탈을 신규 총판으로 선정한데 이어 또다시 시스템x 총판을 추가했다.

 한국IBM 나수근 본부장은 “제이엔테크가 한국IBM이 갖지 못한 ‘미드마켓(중소기업)’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신규 총판으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제이엔테크 라진성 사장은 “시장 확대를 위한 고객 다변화 차원에서 ‘멀티벤더’ 체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뉴스의 눈>

 한국IBM의 제이엔테크 영입은 최근 삼성전자의 서버사업 중단설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돼 서버시장 확대의 일대 호기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 초 일부 모델의 유통이 일시 중단되는 등 사업 중단설에 시달려왔고, 삼성전자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삼성서버 유통사들은 사업 지속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온게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IBM은 지난 상반기에만 2000여대의 삼성서버를 소화한 제이엔테크의 유통망에 눈독을 들이고 총판으로 영입했다. 특히 한국IBM뿐 아니라 다른 다국적업체도 삼성서버 유통사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한국HP에 비해 삼성그룹쪽 서버사업이 취약했던 한국IBM으로서는 추후 삼성서버사업이 어떤 식으로든 변화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한발 앞서 공격적인 행보를 취한 셈이다.

 물론 한국IBM의 부담도 적지 않다. 경쟁사의 유통업체를 영입한다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현재 4웨이 이상 x86서버를 OEM 방식으로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협력관계도 부담스럽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IBM은 총판 영입과 관련, 삼성전자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이에 따라 분기별로 3000∼4000대씩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는 삼성서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사실상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국적 서버업체 중 누가 삼성서버 시장을 거머쥘지, 아니면 예상을 뒤엎고 삼성전자가 서버사업 강화를 통해 자사 고객을 지켜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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