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종목 잔치는 끝났지만.. 옥석은 가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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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종목들의 환율 잔치가 끝나가면서 특히 수혜를 입었던 IT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상반기 약세장 속에서도 든든하게 장을 떠받쳐 왔던 IT도 경기침체와 원달러 가격 하락이란 이중고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IT종목에 대한 전망과 IT내 산업 분야별로 이슈들을 점검해 봤다.

◇IT 잔치는 끝났다=올 초부터 증시를 이끌어 왔던 IT종목의 상승세는 일단 멈춘 것으로 보인다. IT(전기전자)지수는 올 3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원화약세 효과로 25% 가량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6월부터 지금까지 22% 하락하며 상승분을 도로 토해냈다. 최근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면서 원화약세 효과가 많이 약해졌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IT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39.72%에 달하던 외국인 보유비율은 7월 11일 기준으로 38.01%까지 줄어들었다. 또 이 기간 동안 IT종목 시가총액은 77조5595억원에서 57조458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약 20조 가량의 금액이 증발한 것.

전문가들도 애초에 내놓았던 IT종목의 실적 전망치를 고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증권사들은 31개 IT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권성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들이 IT종목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수급적인 측면에서 하향세를 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분야별로 영향 다르다=전반적으로 IT종목들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지만 산업분야별로 부침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최근 하락세에서 가장 자유로운 편이다. 상반기에도 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라 적자를 이어와 환율 수혜가 미미했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는 장비 수입비중이 높아 오히려 원화강세의 수혜도 예상된다. 고급 반도체장비 회사가 미국·일본 등에 포진하고 있는데 원화강세로 인해 수입단가가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투자액이 8조원에 이르고, 하이닉스는 7조원에 육박한다”면서 “이 중 상당액이 미국·일본에서 구입하는 비용이어서 원화강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디스플레이 산업은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베이징 올림픽 특수가 당초 예상보다 미미할 것으로 보여 재고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디스플레이 공급 과잉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 신규투자에 따라 디스플레이 공급이 늘어난다”면서 “이는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의 이중고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대폰 등 세트산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의견이 다소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형수기자 goldl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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