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좋은 단기 운영자금 없을까?”
최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무려 10.5%나 급등했다. 10년 전인 1998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금융권을 두드리는 기업인들이 늘고 있다. 은행들은 경기 불확실성에도 중소기업 대출에는 아직 우호적이다. 하지만 주거래 은행만을 고집했다가는 적지 않은 이자 부담을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정책상품 적극 활용해야=금융 공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특화상품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기업은행으로 ‘원자재 구입 특별자금’이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을 일반상품에 비해 0.5% 낮은 금리로 제공한다. 기업은행은 또 내달 평균 7%대 초반의 성장유망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상품(1조원 한도)을 선보일 예정이다.
산업은행도 중소기업 전용 우대운영자금과 특별운영자금을 운용 중이다. 각각 2조원과 5000억원을 집행한다는 계획으로 금리는 11일 현재 7%대 수준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정부 중소기업 정책자금(융자사업)도 가능하다면 이용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 자금은 올해 집행분 2조여억원 가운데 80%가량이 집행돼 활용하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김범규 기업협력사업처장은 “올해 원부자재를 비롯해 중소벤처자금 등에 대한 신청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중진공은 원부자재 대출에서 추가경정예산 1200억원을 요청한 상태다.
◇‘원자재 특례보증’도 고려해볼 만=신용보증기금(코딧)과 기술보증기금이 은행과 손잡고 내놓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특례 보증상품도 이용할 만하다. 코딧은 기업은행, 기보는 기업·부산은행과 제휴해 진행하는 것으로 모두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최대 5억원까지 보증이 가능하다. 지원 대상은 코딧은 제조도매업이고, 기보는 기술혁신형중소기업이다. 양 기관 모두 보증료 감면, 심사기준 완화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장진엽 기보 보증기획팀 차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부담을 적게 주는 동시에 신속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상품, 금리인상 경계 필요=최근 한국은행이 조사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이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측은 이와 관련, “은행들이 신중한 대출태도를 지속하겠으나 수익성 제고를 위해 고금리인 중소기업대출을 늘릴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대출 상품 대부분은 변동금리다. 지난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이르면 내달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견을 시사했다. 기업이 은행의 자금을 끌어쓰는 데만 집중할 것이라 아니라 대출에 따른 비용부담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할 때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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