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케니 FCC 국장의 주선으로 이뤄진 넷캄퍼티션과 퍼블릭 날리지 취재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했다. 모든 사안에서 어느 것 하나 모이는 것 없이 팽팽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서로 거짓말이라며 몰아세우는 데서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딱 하나 일치했던 것이 있었다. 양 진영 모두 주장의 근거로 ‘경쟁 촉진을 통한 소비자 편익 증대’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느 한쪽이 과장하거나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까지 들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망 중립성을 주장하는 쪽은 ‘선개방→경쟁 촉진→소비자 편익’이라는 메커니즘을, 그 반대편은 ‘시장 경쟁→개방→소비자 편익’이라는 도식을 지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단순히 옳고 그른지의 문제가 아닌 시장과 산업을 바라보고 발전시키는 방법론의 차이였던 것이다. FCC가 왜 퍼블릭 날리지와 넷캄퍼티션 취재를 동시에 주선했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흔히 미국 인터넷 산업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뒤처졌다고 말한다. 브로드밴드 보급률 등 수치로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미국은 언제나 ‘왜?’ ‘어떻게?’라고 자문하고 진지하게 고민한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 역시 느리지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내려지면 우리보다 훨씬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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