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G8을 보는 두 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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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홋카이도 도야코. G8 확대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다. 선진국을 자처하는 8개국이 모여 힘 자랑을 한다. G8은 배타적이다. 비서방국가에서는 일본이 유일한데도 불구하고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 75년 출범 이후 문을 닫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우리나라와 중국·인도·호주·남아공 등 8개국이 ‘아웃리치(Outreach) 그룹’으로 참석했다. 주최 측 일본의 초청에 의해서다.

 G8 정상들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50% 감축한다’는 내용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는 숨겨진 코드가 있다. ‘온실가스로부터 지구를 지키자’는 목표를 내웠지만, 사실상 이들의 칼날은 우리나라·중국·인도 등 신흥경제강국을 겨냥하고 있다. 개도국이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필수적인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G8의 담합’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G8은 2013년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도국을 온실가스 배출 규제국가에 포함시켜, 선진국으로 치고 올라오는 ‘잠룡’을 억제하겠다는 계산이다.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고, 이를 배출하려면 돈을 내고 규제를 받아야 한다. 답답한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박 3일간 일정으로 G8 확대 정상회의에 참석, 내년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로드맵을 만들겠다며 한발 앞서 나갔다. 물론 “지구가 당면한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전환하자”며 G8에 동조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게도 ‘숨은 뜻’이 있었다. 이 대통령은 ‘동아시아 지역의 기후 파트너십’과 개도국에 대한 ‘탄소 크레딧’ 제도를 제안했다. 기후 파트너십은 ‘동아시아 국가와 함께 기후에 대한 공동 대응기구를 만들어 헤게모니를 잡겠다’는 것이고, 탄소 크레딧 제도는 ‘기술 개발을 서둘러 2013년 이전에 크레딧을 받는 나라로 전환하겠다’는 욕심이 녹아 있다. G8에 나타난 우리와 세계를 연결하는 두 가지 코드다.

 삿포로(일본)=김상룡기자<경제교육부>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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