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도코모의 무선 포털 ‘i모드’에 접속하면 인터넷 화면과 함께 각종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는 배너가 나온다. 모바일 뱅킹·게임·대기화면·교통·지도·여행 등 총 33개 카테고리 콘텐츠가 마치 선택을 기다리듯 빼곡히 나열돼 있다. 이토 노리아키 NTT도코모 부사장은 “현재 i모드에서 검색되는 공식 CP만 5000여개에 이른다”며 “휴대폰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는 거의 다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모바일 콘텐츠 제공업체(CP)의 천국이다. 2008년 7월 현재 일본 CP수는 10만개 이상이다. 통신사들이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를 고민하던 지난 2001년부터 CP에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한 결과다. 이통사가 CP를 받아들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소비자 유인 효과’ 때문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휴대폰에서 즐길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만화·소설은 물론이고 모바일뱅킹·스포츠·운세·패션·코스메틱 등 제공되지 않는 콘텐츠가 없다는 말이 맞다.
일본 모바일 CP는 크게 두 가지. 공식 CP와 일반 CP가 그것이다. 공식 CP는 말 그대로 NTT도코모, KDDI 등 이통사가 인정하는 CP로 이통사가 일정 수수료를 받고 과금을 대행해준다. 공식 사이트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매달 한 번 정도 열리는 이통사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심의 기준은 유해성 여부 등으로 NTT는 총 20개 기준이 있다.
일반 CP는 이통사 인증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서비스하는 업체다. 유선 인터넷에 있는 영화 예매, 쇼핑몰 업체 등의 전문 사이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 일반 CP가 되기 위한 기준은 달리 없다. 총무성 신고만 하면 된다. 이통사가 과금을 대행해주지 않고 공식과는 달리 메인 페이지에 노출되기 힘들어 가입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지만 영업에 대한 불이익은 전혀 없다.
최근에는 일반 CP가 더욱 강세다. 일반 CP도 자체 과금 시스템을 갖출 만큼 커졌고 유명세를 탄 사이트는 오히려 공식 CP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도 한다. 2∼3년 새 무료로 콘텐츠를 공급하고 광고를 유치하는 모델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 중심에 모바게타운이 있다. 데나(DeNA)가 운영하는 모바게타운은 휴대폰으로 무료 게임, SNS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기가 급상승, 서비스 개시 2년 3개월 만에 1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은 무려 297억엔(약 3000억원)이다.
가네코 데쓰히로 데나 홍보실장은 “일반 사이트지만 하루 페이지뷰가 5억 페이지를 넘어섰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일반 사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공식 사이트보다 더 인기가 높은 곳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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