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 복합적 악재로 은행들 수익성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물가상승과 과잉 유동성을 잡기 위해 성장에서 긴축으로 기조를 바꿈에 따라 은행들이 그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게 된 것.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자산건전성 등을 이유로 대출을 억제함에 따라 은행들의 수익성은 더 나빠지게 됐다. 그동안 은행들은 예금이탈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왔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해 고객들의 요구수익률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고채 등 실세금리는 급등하면서 조달비용은 높아졌다. 은행들은 마진 하락분을 대출을 늘림으로써 보전해 왔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쉽지 않게 됐다.
◇성장에서 긴축으로, 은행 타격=대다수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대출 억제 등으로 정부의 유동성 억제책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유동성 억제를 위해 지급준비율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거론됐다.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인상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으로선 지급준비율 인상은 곧 대출여력 감소로 이어지고, 시중금리까지 높아져 자산건전성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하게 되면 연체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그러면 은행들의 건전성이 더 악화되고 경기둔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비슷한 비즈니스 모델로 덩치경쟁만 해온 게 원인=은행들이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것은 외적인 환경 영향도 있지만 내적인 원인도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수년간 은행들의 덩치는 커졌지만 실속은 별로 없는 편이다. 비슷비슷한 비즈니스 모델로 대출 등에서 과당경쟁만 벌여온 것.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 자본적정성도 계속 악화됐다. 금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말 국내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2.81%였지만 1분기에는 2.39%로 떨어졌다. 자본적정성도 2005년 말 13.0%였던 국내 은행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3%까지 떨어졌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되면서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올 1분기 0.07%포인트 상승했고 대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연체율도 0.1%씩 상승했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자산경쟁이 은행의 체질을 더욱 약화시켰다”면서 “대출 등 이자수익 비중을 줄이고 투자금융(IB) 등 비이자수익 비중을 꾸준히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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