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양질의 특허가 우선이다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은 늘어난 반면에 대기업의 출원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2일 발표한 ‘2007 한국의 특허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중소기업이 출원한 특허는 2만4355건으로 전년(2만575건)에 비해 18.4% 증가했다. 반면에 대기업의 특허 출원은 2005년 6만9237건에서 2006년 6만3291건으로 8.6% 감소했다. 특허를 출원한 기업의 수도 중소기업은 8923개에서 1만342개로 15.9% 늘었지만 대기업은 569개에서 565개로 줄었다.

 특허는 한 기업과 국가의 기술경쟁력을 보여주는 잣대다. 이는 미국·일본·유럽이 기술 강국이자 특허 강국인 데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이번 조사를 보면 아쉽게도 대기업의 특허 출원이 줄어들었다. 글로벌시장에서 기업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생존 무기나 다름없는 특허 출원이 감소한 것은 우려할 만하다. 하지만 특허가 그 속성상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수가 줄었다고 해서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만일 양과 함께 질도 떨어졌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다행히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에 각각 6.6%와 36.3% 특허 출원이 줄었지만 이는 특허 전략을 양에서 질 중심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과시성의 양보다는 원천·기반 기술 확보의 질 위주 특허 전략을 대기업이 앞장서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유럽 등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양질의 특허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해오고 있다. 고용 창출 등 우리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이 이번에 두 자릿수로 증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결과는 정부가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을 위해 자금 지원을 크게 늘린 탓이다.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마케팅과 자금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 확보가 최우선이고, 이런 점에서 중소기업의 특허 출원은 적극 권장돼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대학이 산학협력 공동 연구로 출원한 특허가 2006년 842건으로 전년보다 무려 101%나 증가했는데 대학이 산업 현장에 필요한 실용 연구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특허 출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양적으로는 미국·일본·독일에 이어 세계 4위다. 그러나 진정한 특허 강국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기술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돈보다 외국에 지급하는 돈이 더 많은 것이 단적인 예다. 이는 원천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명실상부한 특허 강국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원천기술 확보 등 질 좋은 특허 확보에 보다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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