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리면 취업문 열리지요"

Photo Image

 ‘한번 더 생각하고, 한발 더 뛰면 제자의 인생이 바뀐다.’

 소신과 열정으로 지방대의 높은 취업문을 뛰어넘고 있는 교수들의 각별한 제자사랑이 화제다.

<> 무보수 인턴 경험은 인생의 쓴약

김치용 동의대 영상정보공학과 교수는 발로 뛰며 제자의 취업을 돕는다. 요즘 발로 뛰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하겠지만 김 교수의 상황은 좀 다르다. 오래 전 그는 사고로 인해 한쪽 다리를 의족에 의지하고 있다.

6년여 전부터 김 교수는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에 10명 안팎의 제자를 기업 인턴으로 보내고 있다. 기업을 직접 찾아다니며 제자를 써달라 설득하고, 제자를 보낸 후에는 잊지 않고 방문해 ‘잘 적응하고 있는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현장에서 체크해 곧바로 제자에게 일러준다. 처음에는 무보수로 일해야 하는 학생들의 불만과 내심 귀찮아 하는 기업 모두의 거부감에 힘들었지만 지금은 가장 내실 있는 대면 취업프로그램으로 학교와 기업 모두에서 인정받고 있다.

김 교수는 “두 달 동안 경험을 쌓고 온 학생들은 수업 태도부터 달라진다. 여전히 사회가 명문대를 선호하지만 성실하고 능력 있는 사람은 어디서나 인정받는다”며 “나는 그저 성실하고 능력 있는 제자를 데리고 기업에 찾아가 써보고 판단할 것을 권유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현장 투입 바로

박운재 한국폴리텍항공대학 항공정보통신과 교수는 현장에 곧장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7일 창원에서 열린 ‘국제로봇대전’에서 그의 제자들이 만든 전시품은 기업체 관계자들로부터 “당장 이 학생을 채용하고 싶다”는 반응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주변 교수들을 설득해 학과 수업 전체를 프로젝트형으로 완전히 바꿨다. 짧게 2주에서 길게는 3달 이상씩 걸리는 개별 프로젝트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시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참여 학생들은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으로 양성된다. 박 교수는 “프로젝트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시간이 워낙 빡빡하기에 학생들 대부분이 10시에 귀가한다. 지난 2006년부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현재 대부분 손쉽게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업과 교류는 제자 취업의 토대

김진천 경성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지역기업 CEO는 물론이고 중견 간부 및 청년 사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폭넓은 산학 네트워크로 제자의 취업을 높여가고 있는 사례다. 지역 행사와 업체 동향에 늘 안테나를 펼쳐놓고 정보를 수집하며 산·학교류 방안, 특히 제자의 취업과 연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고민한다고 주위 교수들은 말한다.

최근에는 컴퓨터공학과 자체를 위한 산학협력자문위원회 구성을 주도하고 이번 하계방학부터 20명의 제자를 자문위원 기업에 인턴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제자들을 잘 취업시키려면 고용주인 기업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수들이 기업 생리를 잘 알고 보다 많은 기업과 교류를 쌓으면 제자의 취업을 위한 다양한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