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구매가 경쟁력](중)소모성 자재에서 원부자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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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매 전문가를 활용한 전략적 구매가 소모성자재(MRO)뿐 아니라 원부자재까지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CAPS리서치가 지난 2007년 세계공급관리협회(ISM)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8개월 내에 MRO는 물론이고 부자재와 원자재 확보도 외부전문가에게 맡기는 비중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기업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기밀이 아닌 원부자재 조달도 효율성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류성국 한국구매전문가협회장은 “미국 등의 선진기업에서 MRO 아웃소싱은 시작일 뿐이며 기업에 따라 원부자재를 넘어 회사의 기반이 되는 제품 구매도 전문가에게 맡기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웃소싱 품목 확산=엔투비의 철강 기업간거래(B2B) 마켓플레이스인 유비노바에서는 원부자재 거래가 일어난다. 엔투비 관계자는 “유비노바에서 거래되는 자재가 일부 기업에는 원자재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엔투비에 따르면 현재 600여개 기업이 철강 관련 자재를 구입하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도 국내외 원자재가격 폭등에 따라 고객사의 포장용 원단·구리 등 비철금속으로 원부자재 구매대행 품목이 급속히 확대됐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단순 구매대행뿐만 아니라 신규 제품 개발구매 서비스도 확대해 올해 원부자재 매출이 지난 2006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공급망관리 전문가 돼야=MRO뿐 아니라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원부자재까지 구매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구매 전략이 바뀌어야 한다. 구매는 단순하게 상품을 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장기 공급 능력, 회사의 경영 상황까지 모든 것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명득 서브원 상무는 “앞으로의 구매는 상품이 아닌 기업을 사는 형태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내 구매 담당자는 물건 조달과 대금결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관리(SCM) 전문가로 변신해야 한다. 폴 노박 ISM 회장은 “구매는 SCM의 일부분일 뿐이며 과거에 비해 단순 구매부터 혁신, 제휴 등까지 구매담당자의 일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내 구매 담당자는 SCM 전략을 짜고 구매 실무 및 시장 조사 등은 아웃소싱 기업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CPO 리더십을 갖춰라=사내에서 구매전문가의 위상이 높아져야 전략 구매가 가능하다. 한국구매전문가협회에 따르면 이사회에 구매 전략을 보고하는 기업이 지난 1990년 18%에서 지난 2004년에는 50%로 급증했다. 선진 기업에서는 구매담당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류성국 회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최고구매관리자(CPO)를 두는 기업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으로 경영자층에서 구매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기업의 경쟁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에서 구매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구매난이 발생했을 때만 전문가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 관리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박 회장은 “구매 전문가는 공인회계사와 같이 전문성을 요하는 일로, 회사 전체의 경영을 고려할 수 있도록 훈련된 인재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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