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시대에 캘리포니아로 골드러시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삽·괭이·청바지를 판 현명한 상인들처럼 환경·대체 에너지 관련 기업들에 설비를 파는 최고의 회사가 되겠습니다.”
한텍엔지니어링은 공장의 제조 공정을 효율화해주고 설비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 폐수 등을 다시 에너지원으로 재사용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기업들의 원가 및 에너지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유가에 따른 기업의 에너지 비용상승, 정부의 환경기준 강화에 따라 수혜를 보고 있다.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양현식 한텍엔지니어링 사장(50)은 “상장을 통해 회사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달한 자금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는 환경, 에너지 산업의 설비 수요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텍엔지니어링이 하는 사업을 ‘골드러시’를 떠나는 사람에게 삽·청바지를 판 상인들에 비유했다.
“골드러시를 떠난 사람 중 부자가 된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들에게 삽이나 청바지를 판 상인들은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최근 국제 고유가의 지속과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따라 환경·에너지 산업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에너지라는 ‘황금’을 찾아 떠나는 기업들에게 관련 설비를 파는 게 바로 한텍엔지니어링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그 회사들이 금을 찾아내지 못해도 우리는 손해를 보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으니까요.”
양 사장의 자신감은 바로 이런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과 환경·에너지 산업에 대한 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에너지·환경 산업의 부침에 따라 영향은 있겠지만 직접 개발에 뛰어든 회사보다는 훨씬 위험성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순탄한 길만을 걸어 온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친환경 에너지 절감 설비 사업은 외국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었던 것. 기술장벽도 높아 시장에 진입조차 쉽지 않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겨우 회사가 실적을 내기 시작할 때쯤 외환위기라는 태풍을 맞았다. 당시 회사는 3년만에 결국 부도를 내고 말았다.
“그 당시에는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좋은 인생공부가 됐습니다. 회사를 설립한 지 3년만에 매출 100억원으로 키웠습니다. 너무 젊은 나이에 성공해 거만한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엉망진창이 된 회사를 수습하면서 나름 많은 경영과 관련된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회사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사진=고상태기자 stk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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