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반기 성장률 3%대 가능성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한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7월 초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한다. 한은은 작년 12월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4.9%에서 하반기 4.4%로 둔화해 연간 4.7%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전망은 국제유가(도입 단가 기준)가 배럴당 81달러선이 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작성됐으나 5월말 기준 원유 평균 도입단가가 98.13달러에 이르고 6월까지 포함할 경우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미국 경제가 그런대로 선방하고 있고, 중국과 중동 산유국들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세계경제 성장률과 세계교역신장률은 예상보다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겠지만 연간으로 보면 당초 예상보다 소폭 하락한 4%대 중반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한은은 판단하는 분위기다.

◇ 하반기 성장률 3%대 가능성

24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4%대 중반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태 총재도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은 연 4.5%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4.5% 또는 그 이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도 "모형 분석 등으로 경제전망 수정을 위해 작업 중"이라면서 "연간 성장률의 경우 4.5±0.2% 범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애초 한은의 전망치에서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산유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수출도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세를 보여 성장률을 뒷받침해줄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성장률만 놓고 보면 3%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5.8%로 매우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2분기에도 유가가 크게 오르고, 특히 6월의 경우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수출에 일정 부분 차질을 빚긴 했지만 분기 전체로 본다면 성장률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따라서 상반기 성장률이 5%대를 유지할 경우 연간 전망치가 4.5%라고 한다면 하반기에는 3%대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표상으로 보면 경기둔화 속도가 매우 가파른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성장률이 높았던 것은 작년 1분기 때 성장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라며 "작년 하반기에는 5%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올 하반기 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할 경우 성장동력은 유지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물가의 경우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9%대 이르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연간 전체로는 4%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률.물가..유가에 달려

하지만 성장률과 물가 전망 등은 국제유가의 향배를 어떻게 전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한은을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 유가 전망은 발표 기관마다 제각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 전망치를 하반기 평균 배럴당 107달러, 연평균 배럴당 105달러로 제시한 반면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평균 12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담당자는 "유가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제 전망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커 최악의 경우 유가 향배에 따른 여러 시나리오를 내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120달러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하반기 성장률도 예상보다 크게 둔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오르는 속도가 빨라지느냐, 완만해지느냐에 따라 경제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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