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T 독성 높지 않다"

 연구소나 작업 환경에서 노출되는 탄소나노튜브(CNT)는 석면과 같은 유해성을 가진 가늘고 긴 CNT가 아니라 독성이 낮은 짧은 CNT이며 환기 장치를 통해 노출을 줄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체에 CNT가 석면과 동일한 위해를 입힌다는 해외 연구 결과와는 다소 다른 결론이다. 실제 연구실에서의 나노 물질 노출을 평가해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한국생활환경연구원(원장 김창로) 안전성평가본부 유일재 본부장이 KIST·성균관대·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공동 수행한 ‘연구실 환경에서의 다중층 탄소나노튜브 노출 평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 작업 환경에서 노출되는 CNT는 석면과 같은 유해성을 보이는 가늘고 긴 CNT가 아니라 독성이 낮은 짧은 CNT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은 혼합 공정 등에서 공기를 통해 다중층 CNT가 전파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유일재 본부장은 “실제 환경에서의 노출 정도를 처음으로 측정하고 측정 방법을 개발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위해성은 유해성×노출로 나타낼 수 있는데 나노 물질의 유해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현재로선 환기 장치 등을 통해 노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산업 환기장치의 도입만으로 작업자의 CNT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작업장에서 CNT와 혼재돼 노출되는 철·니켈 등의 촉매 금속과 카본블랙 등의 물질을 제외하고 CNT만의 노출을 평가할 수 있는 새 평가 방법도 선보였다. 이 논문은 독성 관련 국제학회지인 ‘Inhalation Toxiology’ 8월호에 발표된다.

최근 우드로윌슨센터와 에딘버러대학이 가늘고 긴 CNT를 흡입하면 석면과 같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국립의약식품위생연구소도 CNT를 투여한 쥐에서 석면을 흡입했을 때와 같이 종피종이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국제 사회에선 CNT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실험은 CNT를 인공적으로 쥐의 복강에 주입한 것이라 실제 작업 환경에서 CNT가 유해성을 보일지, 노출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과제였다.

유일재 본부장 팀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나노 제조 업체를 상대로 무료 노출 평가와 안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노출을 줄이는 방법을 교육하고 원하는 경우 노출 저감 활동 이후의 노출 평가도 무료로 실시한다. 

한세희기자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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