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융합혁명](6)환경과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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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코오롱유화 공장에서 일어난 화재를 잡는 과정에서 낙동강 유역에 페놀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시는 취수 중단 사태를 빚었고 인근 주민들은 유해 물질이 흘러들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유관 기관들은 서로 손발을 맞추지 못한 채 허둥댔다.

 환경 IT는 이러한 오염 사고를 신속히 감지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적절한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IT를 통해 인류 생존의 기반인 물과 공기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오염원을 파악, 이를 DB화하는 한편 환경 오염을 예방하고 환경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종합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경 기술은 IT와 결합해 국토의 가치를 높이는 기술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깨끗한 환경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환경 문제가 단순히 더 ‘쾌적한 생활’을 위한 요구를 넘어 국가 경쟁력의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도 뚜렷하다.

예를 들어 국토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면 국가 사업을 시행할 때 부적절한 입지 선정과 환경 문제 발생 우려 등으로 사회 갈등을 야기하고 경제적 손실과 국토 환경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IT를 활용하면 국토의 환경 정보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국민에 적절히 제공해 국토의 친환경적 이용을 유도할 수 있다.

 환경 정책의 목적도 과거 공해업소 단속이나 오염원 규제 등의 생활환경 관리에서 최근엔 자연 환경의 총체적 관리와 가치 평가로 발전했다. 여기엔 위치정보시스템(GIS)과 RFID, 위성 및 항공 사진 등 IT 활용이 핵심이다. 광범위한 환경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통합적 환경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효율적인 IT 적용이 필수기 때문이다. 센서와 RFID는 물과 대기의 오염을 측정하고 폐기물의 이동을 추적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고 DB 구축과 분석은 정책 대안과 시민 사회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환경부가 8월부터 폐기물의 배출·운반·처리 등 처리 과정 전반을 인터넷상에서 관리하는 ‘올바로시스템’을 전체 산업 폐기물로 확대하는 것도 이런 기반에 바탕한 것이다. 아시아나IDT나 팬지아21 등의 업체가 IT를 융합한 환경 관리 분야에서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와 전력 효율화 부문에도 IT는 빼놓을 수 없다. RFID 등을 활용한 IT 인프라를 통해 전력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에너지 절감과 위기 대응 능력 제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GIS 기술을 응용한 산림 생태계 분석이나 GIS와 센서 기술을 이용한 도시 숲 생장 적응성 평가 모델 등은 IT를 이용한 ‘그린’ 환경 구현 기술의 예다.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u시티도 IT 인프라를 통해 에너지 저소비형의 ‘u에코시티’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조진우 전자부품연구원 센터장은 “IT와 에너지의 융합을 통해 에너지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경제적·기술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시장도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전자산업진흥회는 2017년 무선유해 환경 모니터링 시장이 세계적으로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고 프로스트&설리번도 세계 환경감시센서 시장이 2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소개/팬지아21

 팬지아21(대표 이재극)은 환경 기술과 IT 컨버전스 사업의 개척자다.

 IT를 환경 관리의 핵심 기술로 삼아 환경정보화와 상하수도정보화, 수질원격감시체계(TMS) 및 계측기기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계측기기를 설치해 수질을 실시간 원격 감시하고 오염 총량을 관리하는 수질TMS 사업은 IT와 물 환경을 성공적으로 결합해 상용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폐수 배출 허용 기준이나 방류수 수질 기준을 초과할 경우 배출 부과금을 물어야 하는 사업체로선 오염 정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공무원의 지도·점검 업무의 투명성과 효율성도 확보할 수 있다.

 팬지아21은 2005년 환경부 사업인 낙동강 수계 오염총량관리 사업장 상시감시체계를 구축했으며 안산 수질TMS 사업과 서울시 난지재생센터 수질분석기, 울산 하수처리장 TMS 설치 공사 등의 실적을 자랑한다. 작년 말 공포된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하수처리시설이나 폐수종말처리시설들은 올해 11월까지 TMS를 갖춰야 해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팬지아21은 하수처리장과 폐수처리장, 정수장, 폐기물매립처리시설, 분뇨·축산폐수 처리시설 등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공정진단과 자동제어, 원격감시기술 등 IT를 이용한 공정제어 및 분석을 수행한다. 하수처리 통합 감시제어 시스템인 ‘에코플랜트’와 공정제어 시스템인 ‘I-워터’, 수질계측 부분의 ‘에코 시스 시리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코플랜트는 전력선통신 등의 IT를 이용해 하수처리장의 공정 제어와 실시간 감시를 구현했다. 입출력 태그 관리와 알람 관리 등이 가능하다. I-워터는 하폐수 처리 공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진단 및 분석하는 시스템으로 실시간 공정 시뮬레이션과 공정 운전지표 등을 지원, 경제적인 원격 감시 제어를 수행한다.

 유창환 팬지아21 이사는 “친환경이 강조된 ‘u에코시티’의 등장에 대비, 하천 유역 관리와 u시티, 방재 기술 등 물 환경 중심의 IT 컨버전스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

◆기고/환경과 정보기술의 융합 

 국민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좋은 환경을 향한 욕구가 한층 강해지고 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물, 숨 쉴 수 있는 공기, 즐길 수 있는 자연,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생활 여건 등 여러 부분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진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지구 차원의 환경문제가 대두되며 지속가능한 발전 측면에서 미래세대의 안전 확보, 여러 계층에게 평등한 생활조건 제공 등 광범위한 관리정책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로의 변화가 완성되는 시기로 국민이 누려야 할 현재와 미래의 쾌적한 삶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전자 기기만의 융합이 아닌, 정보기술과 환경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한번 훼손된 환경은 복원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한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적 차원의 환경 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보기술과의 융합은 우리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50여년에 걸쳐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겪으며 다양한 환경문제에 직면하고 이를 해결해 왔다. 이러한 경험은 최근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 개도국이 직면하게 될 여러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새 시장을 창출하고 선도할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여러 환경 분야에서 IT와의 융합을 통해 정책을 추진한 훌륭한 사례를 가지고 있다. 폐기물 정책과 정보기술을 융합, 국민의 삶의 질 확보 및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초기의 폐기물 처리정책은 매립위주의 사후처리방식 중심이었으나, 인식의 전환 및 시대적 변화에 따라 재활용 극대화를 통한 발생량 최소화, 빈틈 없는 추적관리시스템 개발을 활용한 최적 처리와 같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 일례로 산업폐기물 관리를 위해 배출에서 최종처리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기 위해 구축된 ‘올바로시스템’(폐기물적법처리시스템)에는 범지구측위시스템(GPS), 지리정보체계(GIS), RFID를 이용한 스마트태그를 인식하는 무선인식기술 등 다양한 정보기술을 종합적으로 쓰였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2009년부터 범위를 넓혀 전체 산업폐기물사업에 의무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1336억원의 예산 절감이 기대된다. 일본이 이를 도입하기 위해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도 국제개발협력사업으로 우리나라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와 같이 환경과 정보기술의 융합을 주도하면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열리게 된다. OECD 가입 후 각종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정보기술이 융합된 환경 분야는 신흥 시장 진출과 더불어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환경과 정보기술 분야의 융합을 위한 국가적 지원 및 해외진출을 위한 관·산·학·연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성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전성우 환경정보연구실장 swjeon@ke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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