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과 사멸이 공존하는 기업 세계에서 장수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성장을 영속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의 확보 유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두바이의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는 “몇 년 있으면 바닥날 석유만 믿고 있을 수 없다. 석유 외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 그것도 신속하고 획기적으로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 당장 배부를 수 있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긴박한 메시지로 전해진다.
또 지난 1980년대 미국 기업들의 리엔지니어링 열풍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던 미시간 경영대학원의 석학 프라 할라드 교수는 “숲 속에 있다 보면 숲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하며, 눈앞의 사안에 연연해하지 말고 멀리 크게 보기를 주문했다.
즉, 기업의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생존을 보방할 수 없다는 것으로 수년 뒤를 내다보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핵심 경쟁력을 담금질하는 한편, 덩치를 키워 이종 부문 간의 융합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문이었다. 하지만 분기별 실적에 일희일비해야 하는 기업의 대표들이 이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는 일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이러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메시지는 최근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초부터 삼성그룹이 제기한 ‘한국경제 위기론’을 시작으로, 신성장사업 발굴을 위한 전담팀(TF) 구성에 들어가는 한편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장수 아이템 찾기에 분주한 모습들이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적극 도모하고 있는 신사업 진출은 현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는 것과 맞물려 힘을 더해가고 있다. 실제로 올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350여개 기업체의 절반 이상(53.5%)이 ‘3년 뒤 먹거리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우리 기업의 현주소이자 기업들이 기존 사업군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성장 동력 확보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신규사업이 절실하다는 응답이 전체 조사기업의 86.4%에 육박하는 등 대다수의 기업이 신규사업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신규 사업 진출 영역과 관련해서는 ‘동일 업종’(45.8%) ‘유사 업종’(44.1%)’ 등 그동안 경험이 있는 사업분야(89.9%)의 선호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사업을 통해 얻은 기술력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에 안정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나도 40여년 동안 ‘표면처리 약품 개발’이라는 한 우물 경영으로 얻은 결과물인 ‘건식나노사업’이 20년 아니 50년을 영속시켜주는 장수아이템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화로 연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행히 40여년째 지켜온 주력 사업으로 얻은 결과물이 최근 들어 나노기술(NT)과 바이오기술(BT)을 결합한 사업으로 연결돼 신성장엔진으로 자리 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사이클에 따라 어제 흥한 기업이 하루아침에 도산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고, 뛰어난 기술에도 불구하고 매출로 연결되지 않았던 사업이 강력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등 기업 환경은 언제나 변화무쌍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기업 환경 속에서 선도기업으로 자리 매김하고 사업의 영속성을 지속하기 위해 기업마다 주력 사업 외에 차세대 성장동력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성장만 믿고 너도나도 무리하게 신규사업에 뛰어들게 되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지므로 철저한 사전 준비나 리스크 관리가 동반돼야 할 것이다. 채창근 케이피엠테크 대표 ckchae@kpmte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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