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IT전시회의 필요성

 매년 이맘때 국내 IT업계의 현황과 미래를 보여주었던 SEK 전시회가 올해는 특별히 OECD 장관회의가 한국에서 열린 것을 기념해 다른 전시회와 통합, ‘월드IT쇼(WIS)’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지난 1987년 처음 열린 SEK는 지난 20여년 동안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하드웨어, 통신 등 국내 첨단 IT가 총 동원된 경연장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1997년 행사 때는 국내 전시회 사상 유례없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SEK 전시회가 주축이 돼 오는 20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이번 ‘월드IT쇼’ 역시 전 세계 700여 업체가 1600여개의 부스를 마련한 데서 알 수 있듯 전 세계의 큰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것이어서 OECD 회원국 및 비회원국 장관 42명을 비롯해 국제기구와 세계적 기업관계자 등 1500여명의 세계 VIP들에게 IT강국 코리아를 알릴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기도 하다. 실제로 어제 개막행사에서 우리 IT업체들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다양한 유무선 융합형 통신기술과 첨단 디지털 가전 등을 선보여 관람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비록 고유가 지속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IT경기 전반에도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번에 선보인 첨단 IT와 제품들은 IT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임과 더불어 우리 IT업계가 활력을 되찾는 데도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 더욱 가슴 뿌듯하다. 매년 SEK 전시회가 그렇듯이 이번 WIS도 국내 최대 기술이전 전시회인 IT테크노마트와 대학연구성과전시회인 ITRC포럼이 함께 열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국내 최대첨단기술 거래 장터인 IT테크노마트는 중소 및 벤처기업과 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사고파는 장인데, 10년 역사답게 올해도 100개가 넘는 부스가 설치돼 각종 유망 기술이 선보였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아직 첨단 기술거래가 활발하지 못한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이 같은 기술거래 장터는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기초기술 경연장으로 그동안 대학의 고급 IT인력 배출에도 큰 역할을 한 ITRC 역시 올해 전국 25개 대학에서 이룬 연구성과와 보유 기술을 소개해 관심을 받았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IT산업은 지난해에도 경제성장의 30%와 전체 수출의 34%를 차지한 바 있다. IT와 다른 산업이 연계돼 시너지를 높이는 융합시대를 맞아 IT의 중요성은 변함없을 것이다.

 한 가지, 국내 IT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미국의 CES와 독일의 세빗(CeBIT) 같은 글로벌 IT전시회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도 이제 세계적 정보통신업체와 사람들이 한번쯤 꼭 참석하고 싶은 IT 전시회를 가질 때가 됐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