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장주 NHN이 시가총액 8조원대로 주저앉으며 증시에서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11일 증시에서 NHN의 주가는 최근 7거래일간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 2일 시가총액 10조원대가 붕괴된데 이어 이날 8조9270억원으로 밀리며 9조원을 밑돌았다. 반면 NHN의 경쟁업체인 다음은 이날을 포함해 최근 7거래일 중 5거래일 상승하며 오름세를 타고 있다.
NHN의 주가가 지난해 10월 한때 30만원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40% 가량 주가가 하락한 셈이다.외국인의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 55%대에서 49%로 5% 이상 낮아졌다.
이처럼 NHN의 주가가 급락한 데는 올 초부터 제기된 검색광고 시장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NHN 수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한게임이 사행성 논란에 휘말리면서 문화관광체육부의 행정지도를 받았기 때문.
이번 정부의 행정지도는 크게 풀베팅방 폐지, 자동베팅 폐지와 아이템 판매가격 인하 등을 포함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게임 부문이 NHN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그간 유지했던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심준보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행정지도로 NHN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한게임의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고 또 최근 불매운동 등의 여파로 검색 포털 1위로서의 시장 지배력도 감소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NHN의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연구원은 “NHN 주식을 갖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들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일본 검색시장 진출이 실적 증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촛불시위가 인터넷을 타고 번지며 경쟁업체인 다음이 선전하고 있는 것도 NHN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촛불시위 여파로 페이지뷰 성장률 마저 2위 업체인 다음에 역전당한 것이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는 것.
다음의 5월 검색쿼리와 검색 페이지뷰는 지난해 같은시기 대비 각각 28%, 20% 증가한 9억6395만과 10억6746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NHN의 5월 검색쿼리(24%)와 검색 페이지뷰(9%) 증가율을 넘어서는 수치다. 또 최근 일부에선 NHN에 대해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여론도 NHN 입장에선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창영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NHN을 둘러싼 성장성에 대한 의문과 사행성 게임 논란이 쉽게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킬 2분기 실적 발표전까지는 NHN의 주가회복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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