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증권사 `조직 정비`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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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예비허가를 받은 8곳과 조건부 승인을 받은 2개 증권사가 앞으로 벌어질 치열한 경쟁에 대비해 조직 구성에 한창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신설 예비허가를 받은 증권사들은 이달말까지 신청을 마쳐야 7월말 본허가를 받게된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대표이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조직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계 증권사, 모기업 네트워크 적극 활용=모기업이 은행, 보험 등 금융업체인 신설 증권사들은 기존 네트워크 활용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기업은행이 출자한 IBK투자증권은 지난 3월 일찌감치 삼성증권, 도이치증권 등을 두루 거친 임기영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 회사는 여의도 63빌딩에 둥지를 틀고 현재 80명의 인력을 꾸린 상태다.

회사 측은 영업이 본격화되는 7월말까지 임직원을 170명으로 늘리고 연말까지 300명까지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IBK증권은 기업은행이 구축한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IB 사업부문에 강점을 갖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C제일투자증권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유신 사장은 “시장 상황을 보며 조직 규모와 타깃 분야를 정하겠지만 기존 수수료 수입 위주의 영업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며 “모기업인 스탠더드차터드(SC)의 전 세계 망을 활용한 사업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IG투자증권은 유흥수 사장을 내정하고 초기 인력 100여명으로 출발한다. LIG투자증권은 전국에 퍼져있는 LIG보험의 지점망을 증권사의 네트워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형 증권사 ‘작지만 강하게’=조건부 승인을 받아 종합증권업을 신설하는 KTB투자증권은 자본금 4000억원으로 신설 증권사 중 규모는 가장 크다. 하지만 수수료 경쟁이 심한 증권중개 업무는 지양한다.

반면 7∼10년차의 투자전문 심사역 70여명이 포진한 만큼 기업금융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그간 신기술금융 사업을 영위하며 얻은 노하우를 IB사업 부문에 접목한다는 것. 이와 함께 부산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등에 지점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위탁·자기매매업 예비허가를 취득한 토러스증권은 손복조 전 대우증권 사장을 대표로 자산관리 전문 증권사를 표방하고 있다. 토러스증권은 자본금 300억원, 임직원 40여명으로 출발하지만 내년 3월까지 본점 영업부를 포함해 5곳의 영업점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손 사장이 대우증권의 주식중개 역량을 키워 업계 1위로 키운 터라 손 사장과 임직원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핵심 고객 위주의 주식중개 업무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위탁매매업을 신청한 와우증권중개와 바로증권중개 등은 자본금 30억원이면 사업영위가 가능하지만 각각 120억원과 100억원으로 확충했다.

와우증권중계는 동부증권 부사장을 지낸 유건성 사장을 영입해 강남과 서여의도에 본점과 지점을 각각 둔다. 와우는 규모가 작은 것을 고려해 기존에 법인 금융상품 중개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바로증권중개는 서경민 사장을 대표로 내정했다. 바로증권중개는 신한종금 출신들이 규합해 만든 회사로 19명으로 조직을 꾸린다. 바로증권중개는 임직원이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 이를 활용해 소수 고객 중심 영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외국계 증권사인 BNP파리바증권, ING증권중개, 조건부 승인을 받은 리만브라더스증권도 각각 대표를 정하고 본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조건부 승인을 포함한 10개 신규 증권사가 증권업에 뛰어 들어 격한 경쟁이 예고된다”며 “신설 증권사들이 기존 증권사의 영역에서 이전투구하기보다 새로운 영역을 찾아내는데 주력해야 각 증권사는 물론 증권업계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경민기자 kmlee@